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07월 19일

비자가 금융기관과 핀테크를 위한 기업용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비자 스테이블코인 플랫폼(VSP)'을 공개했다
비자(Visa)(뉴욕증권거래소: V)가 금융기관과 핀테크, 암호화폐 네이티브 기업이 하나의 관리 환경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다룰 수 있도록 설계한 기업용 플랫폼 비자 스테이블코인 플랫폼(Visa Stablecoin Platform, VSP)을 발표했다. 발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뤄졌으며, 비자가 수년간 이어온 암호화폐 전략의 연장선에 놓인 결과물이다.
단일 환경에서 발행부터 상환까지
VSP는 금융기관(FIs)과 핀테크, 그 밖의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가 스테이블코인에 접근하고 이를 보관·상환하는 절차를 하나의 창구로 통합한다. 초기 지원 자산은 최근 오픈 스탠다드(Open Standard)가 선보인 신규 스테이블코인 오픈 USD(OUSD)다. 여기에는 새롭게 공개된 월렛 서비스(Wallet-as-a-Service) 기반의 온체인 월렛 인프라와, 오픈 USD의 발행 및 소각을 처리하는 연결 기능이 함께 담겼다.
비자 최고제품·전략책임자 잭 포레스텔(Jack Forestell)은 “스테이블코인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의 새로운 계층을 열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관에 있어 어려운 점은 개념 자체가 아니라 실제 운영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비자 스테이블코인 플랫폼을 통해 고객은 비자에 기대하는 통제 기능, 보안 및 네트워크 도달 범위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단일 환경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이동 및 운영 관리를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을 실제 제품과 실제 결제 흐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기관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가로막아 온 걸림돌은 기술 자체보다 운영 체계였다. 월렛을 어떻게 관리할지, 승인 권한을 누구에게 줄지, 사고가 났을 때 감사 기록을 어떻게 남길지 같은 문제가 검토 단계에서 실제 도입으로 넘어가는 문턱을 높여 왔다. VSP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VSP의 네 가지 축
비자는 VSP가 자사의 네트워크와 리스크 관리, 사기 방지 역량을 스테이블코인 기능 및 거래 흐름과 직접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기능은 다음 네 가지다.
오픈 USD 이용
VSP는 오픈 스탠다드와 매끄럽게 통합돼, 기관이 비자의 네트워크 서비스와 함께 오픈 USD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한다. 고객은 이미 신뢰하는 환경 안에서 법정화폐를 온체인으로 옮기고 자금 흐름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오픈 USD를 발행·소각·관리·전송할 수 있다.
온체인 월렛 인프라
기관마다 다른 활용 사례에 맞춰, 실제 자금관리와 결제 정산·제품 운영 환경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쓰는 데 필요한 월렛 인프라와 통제 기능, 워크플로를 하나로 묶어 제공한다.
비자 네트워크 통합
VSP는 스테이블코인을 비자의 네트워크 및 도구와 연결하도록 설계됐다. 사용자는 기존 결제 흐름과 자금관리 운영, 결제 정산 프로세스에 스테이블코인 기능을 얹을 수 있다. 이미 비자의 결제 정산·자금관리·통화 솔루션을 쓰는 고객이라면 직접적인 상호운용성을 통해 현재 시스템에 스테이블코인을 그대로 붙일 수 있다.
처음부터 신뢰를 기반으로 설계
VSP는 비자가 오랜 기간 제공해 온 것과 같은 수준의 보안과 신뢰 위에서 스테이블코인 거래 흐름을 다루도록 만들어졌다. 한 사용자가 민감한 작업을 시작하면 다른 권한 있는 사용자가 이를 승인하는 이중 승인 워크플로, 포괄적인 감사 로그, 안전한 패스키와 허용 목록으로 전송을 통제하는 월렛 서비스(Wallet-as-a-Service) 기능이 포함된다.
VSP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정산,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 스테이블코인 자금 이동 등 비자가 이미 운영 중인 스테이블코인 서비스와도 상호운용된다. 비자는 이 조합이 금융기관과 핀테크의 온체인 진입을 돕는 동시에, 암호화폐 플랫폼이 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접근하도록 하는 풀스택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도입 절차는 세 단계
비자가 안내한 시작 방법은 세 단계로 정리된다.
온보딩 및 운영 — 기관은 비자가 관리하는 월렛 스택에 올라타거나, 이미 쓰던 월렛을 연결해 발행·소각·전송 활동을 한곳에서 관리하는 운영 환경을 구축한다.
은행 계좌 및 통제 기능 연결 — 은행 계좌를 연결하고 승인 절차와 사용자, 정책을 설정해 누가 스테이블코인 이동을 시작하고 승인할 수 있는지 정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동·관리 — 초기에는 오픈 USD부터 지원하며, 자금관리와 결제 정산·유동성 워크플로의 일부로 발행·상환·보관·전송 기능을 쓴다.
월렛 서비스를 포함한 VSP는 우선 일부 고객에게 베타 테스트용으로 열린다. 고객은 이 단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자사 전략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다. 비자는 고객이 활용 사례를 검증하고 다듬어 가는 과정에서 얻은 결과를 근거로, 플랫폼을 더 넓은 시장에 어떤 방식과 범위로 확대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오픈 스탠다드와 OUSD라는 변수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초기 지원 자산으로 오픈 USD가 낙점됐다는 점이다. 오픈 USD는 오픈 스탠다드라는 신설 컨소시엄이 내놓은 스테이블코인으로, 비자를 비롯해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트라이프, 블랙록, 코인베이스, 구글, US 뱅크 등 140곳이 넘는 창립 파트너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 네트워크와 자산운용사, 빅테크가 한자리에 모인 구성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비자의 플랫폼은 특정 자산에 묶이지 않는 방향으로도 설계됐다. 서클(Circle)이 발행하는 USDC와 팍소스(Paxos)가 발행하는 USDG 역시 오픈 USD와 나란히 지원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의 스테이블코인에 종속되기보다, 기관이 상황에 맞는 자산을 고를 수 있게 하는 쪽에 무게를 둔 셈이다.
결제 산업이 스테이블코인으로 향하는 이유
스테이블코인을 향한 결제 업계의 움직임은 비자 한 곳에 국한되지 않는다. 마스터카드는 2026년 들어 규제 대상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여러 종을 결제 정산에 편입하며 보폭을 넓혔고, 페이팔과 JP모건, 스트라이프 등도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나 인프라 통합을 추진해 왔다.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불어나는 중이다. 2026년 2월 기준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3,000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업계에서는 2026년 중 5,000억 달러에서 최대 2조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경 간 거래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신흥국에서는 현지 통화 변동성을 피하려는 목적의 결제 수요가, 글로벌 기업에서는 크로스보더 결제와 실시간 정산 효율을 높이려는 수요가 각각 성장을 밀어 올리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VSP가 겨냥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의 잠재력에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실제 도입 앞에서는 운영·보안·규제 대응이라는 현실적 부담에 머뭇거려 왔다는 것이다. 비자는 자사가 수십 년간 쌓아 온 결제 인프라와 통제 체계를 그대로 얹는 방식으로 이 간극을 메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기업 소개
비자(Visa)(뉴욕증권거래소: V)는 20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소비자, 가맹점, 금융기관 및 정부기관 간의 거래를 촉진하는 디지털 결제 분야의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비자는 가장 혁신적이고 편리하며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결제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를 연결하여 개인, 기업 및 경제가 번영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또한 포용적인 경제가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의 삶을 향상시킨다고 보고, 자금 이동의 미래에 있어 접근성을 가장 중요한 기반으로 여기고 있다.
웹사이트: V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