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민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30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0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S6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가 5대 금융그룹과 정책금융기관을 한자리에 모아 ‘벤처투자 활성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정부가 정책펀드와 보증, 민간 자본을 한 묶음으로 묶어 창업·벤처 생태계에 자금을 흘려보내겠다는 구상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선 셈입니다.
5대 금융그룹·정책금융기관 한자리…협약 골자
양 기관은 30일 서울 팁스타운에서 협약식을 열고 민간 중심 투자 확대와 창업 지원 체계 구축을 본격화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한성숙 중기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과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협약의 핵심은 두 갈래입니다. 한쪽은 ‘벤처투자 활성화’로, 민간 벤처모펀드와 LP성장펀드 등 새로운 자금줄을 만드는 작업이고, 다른 한쪽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로 예비 창업자의 자금 부담을 낮추는 보증·출연 사업입니다. 정책금융과 민간 자본이 별도로 움직이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정렬된다는 점에서 ‘생산적 금융 전환’의 시작점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민간 벤처모펀드 8000억…2029년까지 단계적 조성
협약에 따라 5대 금융그룹은 올해 4000억원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총 8000억원 규모의 민간 벤처모펀드를 조성합니다. 모펀드(Fund of Funds) 형태이기 때문에 직접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벤처캐피털(VC)이 결성하는 자펀드에 출자해 투자 기반 자체를 키우는 구조입니다.
이와 함께 모태펀드와 공동으로 1000억원 규모의 LP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지역 벤처 생태계 강화를 위해 200억원 규모 지역성장펀드에도 참여할 계획입니다. 자금이 수도권 일부 산업에 쏠리지 않도록, 지역과 운용사 단계까지 고루 흘러가도록 설계한 점이 눈에 띕니다.
투자 이후 성장 단계까지 ‘후속 지원’
펀드 조성에 그치지 않고, 5대 금융그룹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망 기업의 IR(투자자 대상 설명회), 후속 투자, IPO(기업공개), 해외 진출까지 연계 지원합니다. 초기 투자만 받고 다음 라운드에서 자금이 끊겨 성장이 멈추는 ‘죽음의 계곡’을 줄이기 위해, 투자 이후 성장 단계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도입니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보증료 전액 감면·협약보증 1500억
창업 저변 확대를 위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도 금융권이 참여합니다. 5대 금융그룹은 200억원을 특별 출연하고, 기술보증기금은 이를 기반으로 1500억원 규모 협약보증을 신설합니다.
예비 창업자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증료는 전액 감면되며, 보증 비율도 기존보다 한 단계 끌어올린 수준으로 운영됩니다. 사업 초기 가장 부담이 큰 ‘담보·보증’ 문턱을 낮춰, 아이디어 단계의 창업가도 제도권 자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조치입니다.
이외에도 금융 멘토링과 액셀러레이팅 연계, 은행 앱 기반 홍보 등을 통해 창업 참여 확대와 성장 지원을 동시에 추진합니다. 단순히 자금을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창업 교육과 사업 안착, 마케팅까지 ‘원스톱’ 형태로 묶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입니다.
“정책·민간·창업 한 줄로”… 통합 생태계 구상
정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정책펀드 운용, 민간 투자, 창업 지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첨단 산업과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민간 자본이 후속으로 따라붙으며, 그 위에 창업 지원과 보증 체계가 얹혀 단계별로 사업이 굴러가도록 만든다는 그림입니다.
한성숙 장관은 “이번 협약은 창업·벤처 생태계와 금융권 자원을 연결하는 출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억원 위원장도 “생산적 금융을 통해 창업과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장 안팎의 반응
업계에서는 이번 협약이 정부 출연·보증과 민간 자금이 함께 들어오는 구조라는 점에서, 단순한 정책 발표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5대 금융지주가 일제히 참여한 점은 그동안 ‘안정 자산 위주’로 운용되던 시중 금융자본이 벤처·스타트업으로 흘러갈 수 있는 길을 넓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다만 펀드 결성과 보증 집행이 실제 창업 현장에 어떻게 닿느냐가 관건입니다. 모펀드 출자 → 자펀드 결성 → 기업 투자 단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보증 비율과 심사 기준이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느냐에 따라 체감 효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부와 금융권이 협약 이후 후속 운영 계획을 얼마나 빠르게 내놓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