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24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인의 원화 배당금 환전 시기에도 환율이 크게 오르지 않은 데에는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24일 오후 정규장 기준으로 최근 1470~1480원 사이 박스권 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3월 1530원까지 치솟으며 변동성이 컸던 것과 달리 10원 내 구간에서 등락을 보이는 수준으로, 미국과 이란의 협상 소식에 등락을 이어갔지만 사실상 일정 범위 내에서 제한적인 흐름이 유지됐습니다.
월별 일평균 달러 변동성(장중 고점과 저점 차이)을 살펴보면 1530원대를 기록했던 지난 3월은 10.7원까지 치솟았지만 이달에는 8.8원까지 낮아진 상태입니다. 이란 전쟁 이전인 2월(9.2원)은 물론 서학개미 주식투자 열풍으로 달러 수요가 폭증했던 지난해 11월(9.15원)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이처럼 변동성이 줄어든 배경에는 1480원대 구간에서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세가 거세다는 점이 있습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은 환율 반등 시마다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1480원대 환율에서 수출업체들의 달러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도 "수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호조이다 보니 들고 있는 달러도 많다"며 "기업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상당한 물량을 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각각 57조 2000억 원, 37조 6000억 원을 기록, 연간 영업이익 규모에 맞먹는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바 있습니다.
반도체 호조로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 규모 자체가 달라진 만큼, 4월 해외 배당금 역송금이라는 계절적 환율 상승 영향도 제한적이었습니다.
올해 2분기 내에 전쟁 이슈가 안정화되면 환율이 1400원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전쟁 이슈만 해결된다면 전쟁 이전 레벨인 1430원까지는 무난하게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확전을 꺼리는 제스처를 보인 만큼 전쟁이 길게 가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적대국에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60일로, 미 전쟁권한법에 따라 오는 5월 1일(현지시각)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