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훈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17일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에서 김종승 xCrypton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금융상품과 분리된 새로운 자산 유형으로 규율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자산 입법 논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준 정합성을 고려한 입법과 사업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에서 김종승 xCrypton 대표는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의 방향성 위에 세부적인 시행 기준을 제시했다며 주요 쟁점을 소개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차원의 규제 틀인 지니어스 법안은 이자나 수익 제공 금지, 1대1 준비자산 유지, 재담보 원칙적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증권법이나 예금보험법 체계에 포함시키지 않고 별도의 자산 유형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허가받은 지급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기존 금융상품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으며, 오직 지니어스 액트에 의해서만 규율된다"고 설명했다.
발행사 업무 제한·1대1 준비자산…은행급 규제 체계 설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업무만 허용되는 구조로, 규제 강도가 사실상 은행에 준하는 수준으로 설계되고 있다. OCC안은 1대1 준비자산 유지 원칙을 요구하면서, 준비자산이 미달될 경우 신규 발행을 즉시 중단해야 하며, 15영업일 연속 미달 시 청산·상환 절차가 개시되도록 법에 명시돼 있다.
준비자산 범위는 미국 국채와 요구불예금 외에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토큰화 자산도 일부 허용됐다. 두 번째 옵션이 채택될 경우 즉시 유동화 가능한 자산을 10% 이상, 단기 유동자산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자본요건도 별도로 운영된다. 초기 발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500만 달러 이상의 자본금이 필요하며, 자본 미달 시 다음 달 즉시 신규 발행이 중단될 수 있다.
이자 금지 반박추정 확대…글로벌 기준 정합성 요구
가장 뜨거운 쟁점인 이자 금지 조항과 관련해 NPRM은 제3자를 통한 간접 이자 지급까지 위반으로 추정하는 '반박추정' 구조를 도입했다. 이 조항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스테이블코인 기반 디파이 서비스나 계열사를 통한 이자 제공 모델이 모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한국 사업자의 미국 시장 진출 요건도 제시됐다. 재무부가 한국 규제체계를 미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인정한 뒤, OCC에 등록하고 미국 내 유통 물량에 상응하는 준비자산을 미국 금융기관에 예치해야 한다.
김 대표는 "미국이 이 같은 법체계를 설계하는 배경에는 자국 규제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은행에 준하는 규제 체계 아래 들어가고, 이자 금지 조항으로 인해 기존 크립토 생태계의 이자 지급 기반 비즈니스 모델들도 강제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