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아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30일
울산 북구가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사업으로 ‘울산숲 경관조명 설치’와 ‘취약노동자 건강진단비 지원’ 두 가지 사업을 추진하며 5월 1일부터 본격적인 모금에 들어간다고 30일 밝혔습니다. 북구가 지정기부사업 모금에 나서는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주민 생활환경 개선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동시에 노린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울산숲 산책로 경관조명, 1억5000만원 모금 목표
울산숲 산책로 경관조명 설치사업은 2027년 12월까지 1억5000만원을 목표로 모금을 추진한 뒤, 2028년 5월부터 1년 동안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습니다. 울산숲 산책로에 경관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이색적인 볼거리를 더해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특히 북구는 고향사랑기부제 고액기부자를 위한 ‘숲길 표시판’을 별도로 설치할 계획입니다. 단순히 기부금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숲길 곳곳에 기부자의 이름이 남도록 해 자긍심과 애향심을 함께 키운다는 취지입니다. 지역 자산이 어떻게 가꿔지는지 기부자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참여형 답례품’ 성격도 띠고 있습니다.
취약노동자 건강진단비 4000만원…심뇌혈관 질환 조기 발견
또 다른 지정기부사업인 취약노동자 건강진단비 지원사업은 올해 연말까지 4000만원을 목표로 모금을 추진합니다. 모인 기부금은 2027년 취약노동자의 심뇌혈관 질환 조기 발견을 위한 건강검진비 지원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이 사업은 북구가 이미 진행 중인 ‘취약노동자 건강증진사업’과 연계해 운영됩니다. 1차 기초건강검사에서 심뇌혈관 질환 등 이상 수치가 발견된 고위험군 노동자를 가려낸 뒤, 2차 정밀검진을 통해 집중 관리하는 모델입니다.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해 건강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사업의 핵심 목표입니다.
조례부터 사업까지, 6년 누적된 정책
북구는 2020년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북구 취약노동자 건강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시설관리 노동자, 50인 미만 제조업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취약노동자 건강증진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습니다. 이번 지정기부사업은 그동안 자체 예산으로 진행돼 온 노동자 건강 정책을 시민 기부와 연계해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정기부사업이란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사업은 기부자가 자신이 낸 기부금이 어떤 사업에 사용될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기존 일반기부가 ‘지자체 전체 사업’에 활용되는 것과 달리, 지정기부는 기부자의 의사에 따라 특정 사업에 자금이 배분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행정안전부도 2024년 지정기부 제도 도입 이후 지역문제 해결에 직접 효과를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다듬고 있습니다.
2025년 1월부터 고향사랑기부제 1인당 연간 기부 한도가 기존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대폭 상향되면서, 지정기부와 같은 ‘목적이 분명한 기부’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세액공제는 기부금 10만원까지 전액,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구간은 44%, 20만원을 넘는 금액은 16.5%가 적용되며, 답례품도 기부금의 30% 이내 범위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기부 방법
기부는 고향사랑e음 누리집이나 전국 농협은행·농축협 창구에서 가능합니다. 기부 시 ‘울산 북구’를 선택한 뒤, 원하는 지정기부 사업(울산숲 경관조명 설치 또는 취약노동자 건강진단비 지원)을 골라 참여하면 됩니다.
북구 관계자는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사업은 기부자가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직접 선택해 응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울산숲을 더 안전하고 아름답게 만들고, 취약노동자의 건강을 지키는 일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정책적 의미
이번 모금은 두 사업의 성격이 뚜렷하게 다르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한쪽은 시민이 일상에서 직접 체감하는 ‘공간 자산’을 만드는 사업이고, 다른 한쪽은 평소 잘 보이지 않던 ‘건강 사각지대’를 줄이는 사업입니다. 기초지자체가 지정기부사업을 도입하면서 어떤 분야에 시민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사례로도 평가됩니다.
울산 북구는 이번 첫 지정기부사업의 호응에 따라 향후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