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11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중대한 우회로가 열렸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가 오는 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의제로 사상 첫 대면 협상에 나서기로 합의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중동 평화 프로세스가 중대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레바논 대통령실은 10일(현지시간) 자국과 이스라엘의 주미 대사들이 전화 통화를 통해 국무부 주도의 대면 협상 개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담에는 나다 하마데-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와 예키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각국 대표단을 이끌며, 미셸 이사 주레바논 미국 대사가 중재자로 참여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성명을 통해 "헤즈볼라의 무장해제와 양국 간 완전한 평화 협정 체결을 목표로 삼겠다"고 천명하며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자국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간주해온 이스라엘이 이번 기회에 헤즈볼라를 실질적으로 무력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이스라엘-레바논 협상은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리는 미국과 이란의 대면 협상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앞서 양측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8일 '2주간의 일시 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휴전 발효 직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와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거점을 대규모로 공습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 공습으로 357명이 사망하고 1,200여 명이 부상당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합의를 위반했다"며 휴전 합의 재검토를 시사했고, 11일 협상의 선결 조건으로 '레바논 휴전'을 내걸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3자 회담을 통해 레바논 변수를 제어하고 미·이란 간 종전 협상을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