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2026. 03. 27.

즉흥 발언에 번복도…트럼프 외교, 이란 전쟁에서 한계 드러내

by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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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27일

기존 외교 문법에서 벗어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프리스타일 외교'가 이란 전쟁에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달째 이어지는 이란 전쟁 여파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제대로 된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에서 즉흥적인 접근을 선호하고 외교관과 복잡한 절차를 경시한다면서, 관례를 벗어난 의사결정 구조와 전략 부재 등이 상황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비둘기파(밴스)와 매파(루비오)가 뒤섞인 사절단 구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성향을 반영한다"고 봤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대니얼 커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외교를 실패로 규정했다. 그는 "이란이 사실상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협상 출발점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관들을 배제하고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위트코프와 쿠슈너에게 협상을 맡긴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커처는 "국무부를 약화시키고 국가안보회의 규모를 줄이며 주요 장군들을 해임하고 정치적 충성도를 중심으로 운영한다면 활용할 수 있는 전문성의 기반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제이크 설리번은 올해 2월 제네바에서 진행된 미·이란 회담이 사실상 전쟁을 피할 마지막 기회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핵 문제 해결에 상당히 근접한 제안을 했지만 미국 협상팀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시한 채 공격을 결정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1기 국방장관이었던 짐 매티스도 최근 PBS와의 인터뷰에서 "타격 목표 선정이 전략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외교·경제·동맹 활용 전략의 부재를 지적했다.

NYT는 루비오 장관을 비롯해 국무부의 역할 축소도 '트럼프식 외교'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루비오 장관은 국가안보보좌관 겸직 이후 해외 순방을 크게 줄였으며, 과거 위기 상황에서 국무장관들이 직접 지역을 순회하며 신뢰를 구축했던 것과 달리 '전화 외교'에 의존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