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건강2026. 03. 23.

계란 구독료 300만 원 받고 3년 뒤 돌려준다…트립팜스의 자유방목 농장 실험

by 임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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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호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23일

트립팜스 자유방목 농장 계란 구독 서비스

트립팜스는 가입비 300만 원을 받고 3년간 매월 자유방목 유정란 40알을 제공한 뒤 만기 시 전액 반환하는 독특한 구독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1998년 25살에 대학을 자퇴하고 제주로 내려온 이욱기 트립팜스 대표. 이후 사료 기업에 입사해 생산과 유통, 브랜드를 공부하고 29살에 사료대리점을, 32살에 제주웰빙영농조합법인을 창업하며 농업의 길을 걸어왔다. 그 45년 경험 위에 세운 것이 바로 '계란 구독 멤버십' 스타트업 트립팜스다.

계란 구독료로 농장 매입…3년 뒤 전액 반환

트립팜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독특하다. 고객에게 가입비 300만 원을 받고 3년간 매월 자유방목 유정란 40알을 보내준다. 3년 후에는 가입비를 전액 돌려준다. 1기 회원 모집은 호응 속에 마감됐고, 그 자금으로 남해군 농장을 매입해 공사 중이다. 이달 말 첫 병아리 입추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2기 1,000명 멤버십 회원 유치가 진행 중이다.

2기 멤버십 회원 1,000명을 유치해 1곳의 자유방목 농장을 매입하고, 리모델링을 거쳐 약 1만5,000마리 닭을 사육하는 농장으로 1년 내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생산 계란의 약 15%는 멤버십 회원에게, 85%는 다양한 유통채널에 판매해 운영 비용과 가입비 반환 재원을 마련한다. 고객의 조기 환불 요청에 대비해 은행에 지급준비금 10%를 예치한다.

국내 50개 미만, 자유방목 1번 농장의 가치

국내 계란 생산 농장은 사육환경에 따라 1~4번으로 구분된다. 1번은 닭이 실외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자유방목 방식이며, 전국에 50개도 채 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전국에 추가로 50곳의 자유방목 농장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갖고 트립팜스를 창업했다.

트립팜스는 RE100 재생에너지 농장도 운영한다. 태양광 시설에 투자하고 녹색 프리미엄을 구입해 RE100 인증을 받았으며, 직원 개인 텀블러 지급, 사내 종이컵 전면 중지, 국내 최초 질소저감 사료 급이, 전 차량 하이브리드 도입 등 저탄소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이 핵심

트립팜스는 팜 투어와 정기 운영 레포트를 통해 회원 신뢰를 쌓는다. 이 대표는 일본의 6차산업 현장을 분석하며 1차 농업+2차 제조·가공+3차 유통·서비스를 결합한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설계했다.

이 대표는 "기업만 좋은 방식은 언젠가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다"며 "기업과 사회,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구조가 긴 시간 유지될 수 있는 사업 모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조회사, 정수기 렌탈처럼 처음엔 낯설었던 사업이 일상화된 것처럼 계란 구독 서비스도 그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