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우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30일

텔러스헬스가 발표한 2026 정신건강 지수(MHI)에서 리더십이 한국 직장인 정신건강의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텔러스헬스(TELUS Health)가 '2026 텔러스 정신건강 지수(TELUS Mental Health Barometer)'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한국 직장인의 정신건강과 업무 수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리더십의 질'을 지목하며, 조직 차원의 전략적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리더십이 조직 정신건강을 좌우한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결과는 리더십과 직원 정신건강의 강한 상관관계다. 리더가 충분한 지원을 받을 경우 그 긍정적 효과가 조직 전반으로 확산되지만, 실제로는 많은 리더들이 충분한 준비 없이 지속되는 업무 복잡성과 압박을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의 절반만이 직원의 정신건강 문제를 다룰 준비가 돼 있다고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5명 중 1명 이상은 조직 내 정신건강 관련 리더십 교육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66%는 지난 1년간 관리자의 워라밸 지원에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으며, '크게 개선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단 2%에 그쳤다.
응답자의 49%만이 자신의 관리자를 '매우 인간적인 리더'로 평가했다. 반면 관리자를 '인간적 면이 부족하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워라밸 지원이 악화됐다고 느낄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았다. 또한 응답자의 32%는 자신의 정신건강이 업무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여성·청년층에 부담 집중… 미래 리더 풀 위협
이번 조사에서는 여성과 젊은 세대에 부담이 집중돼 미래 리더 인재 풀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은 리더가 되는 것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초래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니라 지속적인 압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은 남성보다 책임과 역할로 인해 압박을 느낄 가능성이 40% 더 높았으며, 40세 미만 응답자 역시 같은 경향을 보였다. 정신건강 점수를 보면 2025년 9월 기준 여성은 52.6점, 남성은 57.8점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정신건강 또는 웰빙을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는 비율이 60%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40세 미만 응답자는 50세 이상 응답자보다 수면의 질 저하로 인해 생산성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50% 더 높게 나타나, 젊은 세대의 번아웃 위험도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웰빙 지원은 있지만 직원은 모른다 — 커뮤니케이션 격차
이번 조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지원 제도와 직원 인식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격차다. 응답자의 45%는 관리자로부터 건강 및 웰빙 프로그램에 대해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22%만이 조직 내 EAP(근로자지원프로그램) 서비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으며, 51%는 제공되지 않는다고 답했고 27%는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재정적 웰빙 측면에서도 문제는 심각하다. 전체 응답자의 37%는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비상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재정적 웰빙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 역시 낮았다. 재정적 웰빙 지원을 '부족하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우수하다'고 평가한 응답자보다 정신건강 점수가 16점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직장인 정신건강, 세계 최하위권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직장인 정신건강의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텔러스헬스의 정신건강 지수(MHI)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MHI 점수는 56.1점으로 전 세계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 수준에 해당한다. 근로자 2명 중 1명이 업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우울감과 불안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직 내 리더십 지원 체계가 미흡할 경우, 그 부담은 조직 전체로 전가된다. 응답자의 26%는 조직 내 리더가 건강한 워라밸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으며, 이 집단의 정신건강 점수는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13점 낮게 나타났다.
전문가 제언 — 리더십 투자가 조직 회복력의 핵심
텔러스헬스 한국지역 강민재 대표이사는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직장인의 정신건강이 리더십의 질, 구성원 집단별로 겪는 압박, 그리고 지원 제도의 효과적인 전달과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세 가지를 균형 있게 개선하는 기업만이 조직 성과를 유지하고 인재를 확보하며 장기적인 조직 회복력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조직이 웰빙과 성과를 동시에 높이기 위해서는 리더십 역량과 코칭, 시스템에 대한 의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EAP나 복지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직원들이 이러한 제도를 명확히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텔러스헬스 소개
텔러스헬스는 캐나다 텔러스 코퍼레이션의 헬스케어 부문 자회사로, 전 세계 20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1억 6,00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디지털 헬스 및 웰빙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국에서는 국내 1위 EAP 전문업체인 이지앤웰니스를 통해 사업을 운영하며,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 정신건강, 신체건강, 재정적 웰빙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MHI 데이터는 한국에 거주하며 조사 시점에 재직 중이거나 최근 6개월 내 재직 경험이 있는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수집됐다. 응답자는 연령, 성별, 산업, 지역 분포를 반영하도록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