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훈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26일
단 한 차례의 악성 민원도 교권 침해로 규정하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24일 열린 전체 회의에서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교육활동에 현저한 지장을 주는 악성 민원이 1회에 그치더라도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상 학교·교사에 대한 악성 민원은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한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행위'로 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반복적인 민원뿐만 아니라 단 1회에 해당하는 악성 민원도 교권 침해로 규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반복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교권 침해로 인정받지 못한 사례들이 있었다. 2024년 8월 부산에서는 특정 아파트 학부모들이 전세버스를 학교 안으로 들여보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학교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한 일이 발생했다. 경찰이 무혐의 처분했음에도 지역교권보호위원회는 반복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교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작년에도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흡연 학생을 징계하려는 교사를 학부모가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이 있었으나, 역시 반복성이 없다는 이유로 교권 침해로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번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실효적인 교권 보호 제도 구축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피해 교원에게 이의제기 절차를 보장하는 법안이 추가돼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도 이번 개정안에 대해 "악성 민원이 반복되지 않더라도 교원이 입는 정신적 충격과 교육활동 침해 정도가 상당하다는 점을 입법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교권 보호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피해 교원의 이의제기 절차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