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 | 기자 2026년 04월 15일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정신건강 선별 방식은 병원 방문이나 긴 설문 응답이 필요해 적절한 개입 시점을 놓치기 쉬웠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아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별도의 웨어러블 기기 없이 스마트폰 센서 데이터와 일상적인 짧은 응답만으로 우울증과 불안장애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디지털 피노타이핑 기술을 개발했다.
디지털 피노타이핑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의 행동과 상태 변화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이 생성하는 활동량과 위치 정보, 수면과 생활 리듬 데이터를 활용하면 정신건강 위험 신호를 더 이른 시점에 포착할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국내 지역사회 성인 455명을 대상으로 28일간 스마트폰 가속도계와 GPS 데이터를 수집하고, 일일 기분 상태에 대한 간단한 응답을 함께 받았다. 이후 머신러닝 기반 위험군 판별 모델을 구축했다.
분석 결과, 우울 고위험군은 주중 이동 반경이 25km 미만으로 저위험군(80km 이상)보다 현저히 좁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다. 또한 고위험군은 수면 중 움직임이 많고 수면 시간이 불규칙한 경향을 보였다.
머신러닝 모델에 학습시킨 결과, 우울증 고위험군 탐지에서 최대 0.83, 불안장애 고위험군 탐지에서 최대 0.86의 AUC를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폰 센서 데이터와 짧은 자기보고 응답을 결합했을 때 가장 높은 성능을 보여 실제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조철현 교수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피노타이핑 기술이 일상 속에서 우울과 불안을 조기에 선별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적기 개입 모델과 결합된다면 정신질환의 조기 발견을 넘어 실시간 맞춤형 관리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 디지털 건강 중재 학회 ISRII의 공식 학술지 Internet Intervention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