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비즈니스2026. 04. 17.

인재 경쟁력은 '직무'가 아닌 '스킬'에서…DHL·코카콜라·HSBC가 바꾼 조직 운영 기준

by 임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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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호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17일

휴넷 AI 시대 스킬 온톨로지 L&D 리포트

휴넷이 발간한 L&D 분석 리포트 'AI 시대 L&D의 엔진, 스킬 온톨로지'

AI와 자동화 기술의 확산으로 기업의 업무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직무 경계는 흐려지고 한 사람이 수행해야 하는 역할과 요구 역량은 계속 확장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를 담은 휴넷의 L&D 분석 리포트 'AI 시대 L&D의 엔진, 스킬 온톨로지'가 주목받고 있다. 리포트는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기업 인재 관리 기준이 직무 중심에서 스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DHL, 코카콜라, HSBC 등 글로벌 기업들은 같은 물음에서 출발했다. "우리 조직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들은 기존의 직무 중심 인재 관리 방식을 내려놓고 스킬 중심 조직으로의 전환에 나섰다.

DHL, 교육이 아니라 '스킬 갭'을 설계하다

DHL이 직면한 문제는 교육 콘텐츠 부족이 아니었다. 조직 내 어떤 역량이 있고 무엇이 부족한지 명확히 파악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DHL은 현재 보유 역량과 미래에 필요한 역량 사이의 간극을 '스킬 갭'으로 정의하고 이를 학습과 커리어 이동으로 연결했다. 그 결과 교육의 목적이 바뀌었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스킬을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가 중심이 됐다.

코카콜라, 스킬을 줄이자 성장이 빨라졌다

코카콜라는 반대로 과잉을 문제로 봤다. 수백 개에 달하는 스킬을 핵심 100개로 압축하고 구성원 개개인에게는 3~5개의 성장 스킬만 설정했다. 무엇을 키울지 명확해지자 학습, 프로젝트, 커리어 이동이 자연스럽게 정렬됐다. 스킬 프로필 업데이트 비율이 크게 높아졌고 추천·매칭 정확도가 향상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HSBC, 사람에게 묻지 않고 '데이터에서 스킬을 찾다'

HSBC는 직원에게 스킬을 직접 묻는 대신 실제 업무 데이터에서 스킬을 추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프로젝트 기록, 문서, 업무 로그 등 일의 흔적을 기반으로 AI가 스킬을 자동으로 정의하도록 설계해 단 5개월 만에 전사 스킬 맵을 구축했다.

'스킬 온톨로지'와 AI, 인재 운영의 구조를 바꾸다

세 기업의 접근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사람을 직무라는 고정된 틀로 보지 않고 스킬이라는 단위로 재해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흐름을 설명하는 개념이 '스킬 온톨로지'다. 스킬, 업무, 학습 데이터를 연결하는 관계형 구조로 조직의 역량을 하나의 지도처럼 보여준다. AI가 업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스킬을 자동으로 추론하고 변화에 맞춰 구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타트업일수록 빠르게 적용해야 하는 이유

스타트업은 이미 직무보다 역할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 구조적으로는 스킬 중심 조직에 가까운 형태다. 문제는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으로, 조직이 커질수록 실행 속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휴넷은 약 2만2천여 개의 스킬과 1만여 개의 학습 콘텐츠를 연결한 스킬 기반 학습 모델을 구축하고 '스킬 온톨로지'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학습자는 개인별 역량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받고, 기업은 조직 내 스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분석할 수 있다.

김주수 휴넷 L&D연구원장은 "스킬과 AI의 결합은 향후 기업의 인사·교육 체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스킬 온톨로지를 기반으로 스킬 중심 학습 환경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