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우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21일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우수한 신용등급(AA+)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금리 조건을 형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핵심 현금창출원인 배당금 수익이 크게 줄어든 데다, 조(兆) 단위 파생상품 우발채무가 실질적인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25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 24일 예정
SK㈜는 오는 24일 25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합니다. 만기별로는 3년물 1700억원, 5년물 800억원으로 구성되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5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시장에서는 SK㈜의 표면적인 재무지표는 안정적이지만, 악화된 수익 구조와 파생상품 위험이 회사채 흥행과 금리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량 신용등급에 비해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배당금 수익 1조3994억→4913억원으로 급감
SK㈜는 지주회사로서 핵심 수익원인 배당금수익이 크게 위축된 상태입니다. 2023년 1조3994억원에 달했던 배당금수익은 지난해 4913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주요 자회사였던 구(舊) SK E&S가 SK이노베이션에 흡수합병되고, SK에어플러스 등 우량 지분이 SK에코플랜트로 이관되며 직접적인 현금 유입로가 좁아진 영향입니다.
파생계약 우발채무 4조원에 육박
파생계약에 기반한 우발채무 위험도 부담 요인입니다. SK㈜는 자회사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막대한 규모의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PRS는 자회사 주식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증권사 등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고 주가 변동분에 따른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입니다.
PRS의 성격이 부채에 가깝다는 점과 일반적인 자금 조달 대비 수수료가 높다는 점에서 SK㈜에 가해지는 실질적 부담은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8월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1조 6000억원)에 이어 이달 예정된 SK바이오팜 지분 매각(1조 2000억원)에서도 재무적투자자(FI)와 PRS 약정을 맺습니다. 기존 총수익스왑(TRS) 물량까지 합산하면 파생계약 위험노출액만 4조원에 육박합니다.
현금 유입은 줄고 자회사 지원 부담이 늘면서 2023년 4.2배였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이자비용 배율은 지난해 2.6배까지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은 3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1년 내 만기 도래 차입금 2조3000억원 방어를 위해 자산 매각 및 단기 차환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투자기조가 보수적으로 전환됐고 보유 자산가치를 감안하면 현재의 재무부담은 자체적으로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신규 투자 및 계열 지원에 따른 추가 자금 소요, 비핵심자산 매각과 연계된 현금흐름, 파생계약 관련 우발채무 추이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는 SK㈜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