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2026. 04. 24.

서울 장기보유 아파트 매도 40% 육박…가격 버티자 거래 '엇박자'

by 권도현 (기자)

#경제금융#부동산#아파트#서울주택#장기보유#매매

권도현 | 기자 2026년 04월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17년째 거주하던 A(63) 씨는 최근 집을 내놓았지만 4개월가량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녀를 다 키웠고 세금도 고려해 마지막 이사라고 생각해 결정했다"고 했지만, 가격이나 대출 문제로 포기하는 매수 희망자가 많다고 했다.

서울 주택 시장에서 10년 이상 장기보유자의 매도 비중이 40%에 근접했지만 매수와 맞물리지 않으면서 거래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오래 집을 보유한 사람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는 반면 매수자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매도~매수 간 '미스매치'가 나타나는 형국이다.

2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서울 아파트를 10년 이상 보유한 뒤 매도한 건수는 4,584건으로 전체 매도(1만 1,699건)의 39.2%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35.6% 수준이던 장기보유자 매도 비중이 꾸준히 상승하며 올해 3월 40%에 근접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핵심 지역 중심으로 비중이 컸다. 3월 기준 송파구가 7.46%로 가장 많았고 노원구 6.4%, 영등포구 6.04%, 강서구 6.02% 순이었다.

다만 이 같은 매도 증가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장기보유 매물은 특성상 급매로 나오기보다 제값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래 거주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는 경우는 늘고 있지만 급하게 팔 상황이 아니어서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며 "급매 성격이 아니라 매수자 입장에서는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로서는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면 이런 매물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총 7만 4,162건으로 1개월 전(7만 8,454건) 대비 5.5% 줄었다.

가격은 오히려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강서구(0.31%), 관악구(0.28%), 성북구(0.27%)에서 상승 폭이 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한 집을 오래 보유한 사람이 매도하는 경우 대부분은 기존에 이사 계획이 있던 수요"라며 "집을 팔고 시장에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주택을 매수하는 것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