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19일

정부가 2027학년도부터 정장형 교복 폐지를 검토하면서 교복 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정장형 교복 폐지를 본격 검토하면서 교복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교복 가격 부담을 완화하고자 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대리점·제조사들의 재고 손실과 산업 붕괴 등의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12일 차관 주재 회의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2027학년도부터 정장형 교복을 폐지하고 생활복이나 체육복으로 전환하도록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강제할 수 없어 권고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번 논의는 교복 가격 부담과 정장형 교복의 낮은 활용도에서 시작됐습니다. 학생들의 정장형 교복 착용 빈도가 줄면서 실효성 문제가 대두된 데다, 이재명 대통령이 고가 교복을 '등골 브레이커'로 언급하며 구조 개선 필요성이 부각됐습니다.
다만 교복업계 관계자는 "60만~90만원대 교복은 일부 특목고나 자율형 사립고 사례이거나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정한 야구점퍼 등의 추가 품목이 있는 경우"라며 "전체 시장 평균과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교육부가 정한 교복 상한가는 올해 34만 4000원입니다. 10년 전인 2015년 28만 2500원에 비해 22% 오른 수준으로, 같은 기간 시간당 최저임금(5580원 → 1만 320원, 84.9% 상승)에 비해 상승 폭이 크지 않습니다. 인건비·임대료·전기·물류 등 비용이 전반적으로 올랐지만 교복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 입장입니다.
올해 교복 시장 규모는 약 3500억원으로 추산되며 전국에 1000여 개의 교복 대리점이 있습니다. 대리점당 연 매출은 1억~3억원 수준이지만, 임대료·제품 단가·인건비 등 연간 최소 6000만원의 고정비가 발생해 수익성은 제한적입니다.
업계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생산 구조의 갑작스러운 붕괴입니다. 국내에 납품되는 교복 제조사는 원부자재 업체 포함 100여 곳이며 약 95%가 국내 생산됩니다. 정장형 교복의 핵심인 재킷 생산 공정이 대부분 국내 공장에 기반을 두고 있어, 수요가 급감할 경우 제조업 전반에 타격이 우려됩니다.
박창희 한국학생복산업협회 사무국장은 "교복은 학부모와 학생이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결정되는 구조로 소상공인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복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산업 기반까지 흔드는 방식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