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훈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05일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이 연말 가동을 앞두고 시운전 단계에 돌입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의 2나노미터(nm) 공정 생산능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삼성전자 테일러 팹에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은 최근 시운전 단계에 진입해 가동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나섰다. 초미세 공정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테스트가 시작됐으며, 클린룸에는 식각·증착 등 주요 반도체 제조 장비가 순차적으로 반입되고 있다.
테일러 공장 일부 구역은 임시사용승인(TCO)을 취득했으며, 전문 엔지니어 현지 파견과 신규 인력 채용도 재개된 상태다.
2나노·4나노 생산 전초기지…엑시노스 2600·테슬라 AI칩 양산 예정
테일러 공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공정인 2나노와 4나노 제품이 생산될 전망이다. 특히 2세대 2나노 공정(SF2P) 도입이 유력하다. 2나노 공정에서는 삼성전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생산하며, 이 칩은 갤럭시 S26 일반·플러스 모델과 올해 출시될 플립 신제품에 탑재될 전망이다.
테슬라의 AI칩 'AI5'와 'AI6'도 양산할 예정으로,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테슬라향 AI 칩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퀄컴의 신규 AP 수주에도 성공해 2나노 공정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비트코인 채굴용 주문형 반도체(ASIC)와 자율주행 AI 반도체 기업 암바렐라(Ambarella)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2나노 칩 주문도 확보한 상태다.
4나노 공정에서는 삼성전자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베이스 다이를 양산함에 따라 파운드리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TSMC 2나노 CAPA 2028년까지 완판…삼성 파운드리에 새 기회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TSMC의 최선단 공정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TSMC의 2나노 생산능력은 2028년까지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준 서울대 명예교수(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단장)는 "TSMC의 캐파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다른 파운드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가 테일러 팹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시기적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다만 TSMC가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일론 머스크가 직접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는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를 발표한 점은 변수로 꼽힌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TSMC 공급 부족에 따른 반사효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TSMC 역시 미국 투자를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삼성전자도 지속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