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13일

영국 콘월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주거단지 재개발 프로젝트 '웨스트 카클레이즈 가든 빌리지' 조감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지역에서 히트펌프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탈탄소 정책 등에 따라 히트펌프 수요가 견조한 유럽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영국 콘월에서 진행되는 1500세대 규모의 주거단지 재개발 프로젝트에 고효율 히트펌프 공조 솔루션을 대량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이번 프로젝트에 히트펌프 기반의 가정용 냉난방·급탕 시스템(EHS) 제품 '모노 R290'과 '모노 R32'를 공급한다. 모노 R290은 자연 냉매 '프로판'을 사용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고, 영하 25도라는 극한의 저온 환경에서도 난방을 제공한다. 모노 R32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냉매(R410)와 비교했을 때 GWP가 68%가량 낮아 친환경적이다.
LG전자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지역 내 건설 중인 157세대 주거단지를 대상으로 한 히트펌프 프로젝트 계약을 수주했다. LG전자는 현지 컨설팅·건설·설치 회사 등 주요 업체들과 설계 단계부터 협력했으며, 전산유체역학(CFD)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열 흐름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시스템 성능 최적화를 진행했다. LG전자가 공급하는 'LG 써마브이 R32 스플릿'은 공기열원 히트펌프로 좁은 공간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올해 2분기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네덜란드 리데르커르크 지역 102세대 규모 신규 주거단지에도 히트펌프를 공급한다.
히트펌프는 공기열이나 지열 등을 활용해 냉난방 및 온수를 공급하는 설비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MMR 스태티스틱스에 따르면 유럽 히트펌프 시장 규모는 지난해 263억2000만 달러(약 39조원)에서 2032년에는 460억1000만 달러(약 68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3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HVAC 전시회 'MCE 2026'에 참가해 폭넓은 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 그룹을, LG전자는 노르웨이 온수 솔루션 기업 OSO를 각각 인수하며 유럽 현지 기업을 통한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개별 소비자를 통한 난방기 등 판매가 정체돼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양사가 해외 현지에 자리 잡은 업체들을 통해 건설 프로젝트 등 대규모 공급을 조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 현지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타 국가에서의 히트펌프 설치 수요에서 이점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