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준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21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제3 캠퍼스 전경
삼성전자가 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자리한 광주사업장에서 플랙트그룹 냉난방공조(HVAC, 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생산라인 착공식을 열었다. 지난해 인수한 유럽 최대 공조기업 플랙트그룹의 생산거점을 국내에 처음 마련하는 것으로,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수요를 겨냥한 투자다.
착공식 주요 참석자와 투자 규모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노태문 DX부문 대표이사 사장, 플랙트그룹 토비아스 케텔레(Tobias Ketterle) 최고재무책임자(CFO),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안도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 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삼성전자는 약 2400억원을 들여 광주사업장 제3 캠퍼스에 연면적 2만1800㎡(약 6600평) 규모의 HVAC 생산라인을 짓는다. 신규 라인은 2028년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규 생산라인 개요
| 구분 | 내용 |
|---|---|
| 위치 |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제3 캠퍼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
| 투자 규모 | 약 2400억원 |
| 연면적 | 2만1800㎡ (약 6600평) |
| 가동 시점 | 2028년 초 |
| 위상 | 플랙트그룹 15번째 글로벌 생산거점 |
플랙트그룹의 15번째 글로벌 생산거점
이번 생산라인은 플랙트그룹의 15번째 글로벌 생산거점이다.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제조시설, 대형 상업시설의 공조 수요에 전방위로 대응하는 핵심 거점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이를 발판으로 첨단 냉각 장비와 중앙공조 솔루션의 글로벌 생산 역량을 한층 끌어올려, 빠르게 늘어나는 AI 데이터센터 냉각·공조 솔루션 수요에 대응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쌓아 온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높은 품질과 신뢰도가 요구되는 각종 산업용 HVAC 경쟁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품 개발부터 생산, 설치, 유지보수가 긴밀하게 이어지는 HVAC 사업 체계를 구축해 고객사 요구에 신속하고 정교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생산 품목: 데이터센터 냉각의 핵심 장비
신규 생산라인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 대형 상업시설에 적용되는 핵심 냉각·중앙공조 장비를 생산한다.
- 냉각수 분배장치(Coolant Distribution Unit, CDU)
- 팬 월 유닛(Fan Wall Unit, FWU)
- 컴퓨터룸 공기 처리 장치(Computer Room Air Handler, CRAH)
- 대형 건축물용 공기조화기(Air Handling Unit, AHU)
이 가운데 CDU는 AI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시스템의 심장으로 불리는 장비다. 고성능 GPU를 수십 개씩 집적하는 서버 랙이 확산되면서 랙당 전력 밀도가 200kW 이상으로 치솟고 있는데, 기존 공랭 방식으로는 랙당 20~30kW 수준까지만 대응이 가능해 액체냉각이 사실상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AI 칩의 액체냉각 적용 비중이 지난해 33%에서 올해 53%로 늘고, 내년에는 60%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본다.
안전 관리와 지역 경제 기여
삼성전자는 신규 생산라인의 착공부터 완공, 양산 안정화 단계까지 안전 관리에 철저히 나설 계획이다. 또한 지역 내 우수 인재 채용과 육성,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은 "이번 플랙트그룹 신규 생산라인 착공은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인 HVAC 사업의 도약을 위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광주사업장을 AI 가전과 차세대 HVAC 솔루션을 함께 생산하는 첨단 제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경: 2조4000억원 규모 플랙트그룹 인수와 잇단 생산거점 확대
삼성전자는 2025년 5월 독일의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같은 해 11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가 1조원 이상의 대형 인수합병에 나선 것은 2017년 글로벌 오디오 기업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이었다. 플랙트그룹은 100년 넘게 기술을 축적해 온 유럽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공조기업으로,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박물관·도서관, 공항·터미널, 대형병원 등에 고효율 공조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해 왔다.
인수 이후 삼성전자는 플랙트그룹의 생산거점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1만3826㎡ 규모의 신규 생산라인을 준공했다. 올해 초 착공해 약 6개월 만에 양산 체제를 갖춘 이 시설은 완전 가동 시 연간 최대 6500대의 HVAC 장비를 생산할 수 있으며, AHU·FWU·CRAH 등 데이터센터용 장비를 만들어 인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공급한다. 이번 광주 생산라인은 인도에 이어 국내와 동아시아 수요를 직접 겨냥한 후속 거점인 셈이다.
시장 전망: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 연평균 18% 성장
삼성전자가 HVAC 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시장 성장이 있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은 2030년까지 441억 달러(약 62조원)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시장 역시 2023년 44억5000만 달러에서 2033년 399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냉각 솔루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LG전자가 600kW급 CDU 인증을 획득하는 등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에 진입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플랙트그룹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자체 제조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광주사업장이 기존 AI 가전 생산기지에서 차세대 HVAC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첨단 제조 거점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