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12일

MLCC 임베디드 기판 구조. 삼성전기는 베트남 공장에 관련 생산 라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삼성전기가 베트남 공장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임베디드 반도체 기판' 생산 라인을 신설한다. MLCC 임베디드 반도체 기판은 각종 수동 소자를 내부에 집어넣어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린 제품으로,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베트남 공장에 MLCC 임베디드 기판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로 하고 설비 투자를 계획 중이다. 신규 장비를 반입하고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판 제조사와 협업을 준비하며, 일부 공정은 외주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초기 설비 구매주문(PO)이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대규모 MLCC 임베디드 기판 생산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며 "2년간 라인 조성과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제조 설비 등 공급망 구축에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을 내보내는 '댐' 역할을 하는 소자로, 쌀알보다 작은 크기에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MLCC 임베디드 기판은 MLCC를 기판 내부에 탑재한 제품이다. 기판 위에 탑재하는 기존 방식보다 차지하는 공간이 적고 물리적 거리를 줄여 효율성이 높으며, 고성능 반도체 칩 구현에 유리하다.
AI 확산으로 핵심 인프라인 AI 반도체 칩 성능 향상 수요가 커지면서 삼성전기의 MLCC 임베디드 기판이 주목받았다. 이미 상당수 AI 반도체 기업과 빅테크 기업이 삼성전기에 공급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MLCC 임베디드 기판 분야는 경쟁사가 거의 없는 신규 시장이라는 점에서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향후 MLCC뿐만 아니라 실리콘 커패시터까지 기판 내부에 품는 전략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세라믹 소재인 MLCC보다 100배 낮은 저항으로 신호 전달 손실을 더욱 줄이고 고전압과 고온에서 안정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