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훈 | 기자 작성일 2026년 07월 21일

삼보산업과 리오틴토가 스칸듐 기반 차세대 알루미늄 합금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국내 알루미늄 소재 전문기업 삼보산업(대표 이태용·최재훈)이 세계적인 광산·소재 기업 리오틴토(Rio Tinto)와 손을 잡고 미래 모빌리티용 경량 소재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전기차 시대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차체 경량화를 겨냥해, 두 회사가 스칸듐 기반 차세대 알루미늄 합금을 함께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삼보산업은 리오틴토와 업무협약(MOU) 및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하고 스칸듐 공급과 차세대 알루미늄 합금 공동 개발, 친환경 재활용 기술 개발을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원자재 구매를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
이번 협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원자재 구매 계약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원료 공급망과 국내 첨단 소재 기술을 하나로 연결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양사는 안정적인 원료 조달과 소재 기술 개발을 서로 맞물리게 해 고부가가치 경량 소재 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 요구하는 친환경·고성능 소재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방향입니다.
전 밸류체인을 갖춘 글로벌 소재기업, 리오틴토
리오틴토는 영국과 호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광산·자원기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철광석을 비롯해 알루미늄, 구리, 리튬, 붕산염 등 다양한 핵심광물을 생산하고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알루미늄 분야에서는 보크사이트 채굴에서 시작해 알루미나 정련, 알루미늄 제련,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밸류체인을 보유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평가받습니다.
최근 리오틴토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시대에 발맞춰 저탄소 알루미늄과 핵심광물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알루미늄 제련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부터 고순도 스칸듐을 회수하는 기술을 상용화하며, 친환경 방식의 전략광물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제한적인 글로벌 스칸듐 공급을 넓힐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미래 첨단산업의 전략금속, 스칸듐
이번 협력의 핵심 소재인 스칸듐은 흔히 ‘미래 첨단산업의 전략금속’으로 불립니다. 알루미늄에 0.03~0.1% 정도만 첨가해도 강도와 내열성, 내식성, 용접성은 물론 피로수명까지 크게 향상됩니다. 그러면서도 무게 증가는 거의 없어, 경량화가 곧 경쟁력인 산업에서 활용도가 특히 높습니다.
스칸듐은 원자번호 21번의 희소금속으로, 대한민국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이를 국가 핵심광물 목록에 포함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미량 첨가만으로 소재의 물성을 근본적으로 바꿔놓는 특성 덕분에 ‘소량으로 큰 변화를 만드는 금속’으로 통합니다.
전기차 경량화의 열쇠
전기차는 배터리를 탑재하는 특성상 차량 중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차체 경량화는 주행거리와 에너지 효율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강철을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으로 대체하는 연구개발을 넓혀가고 있으며, 스칸듐은 이러한 차세대 경량 합금의 핵심 첨가원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무게를 줄이면 같은 배터리 용량으로도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고, 그만큼 충전 부담과 에너지 소비도 줄어듭니다. 완성차 업계가 소재 단위의 혁신에 눈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항공우주부터 수소경제까지 넓어지는 활용 범위
스칸듐의 쓰임새는 전기차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항공우주와 방위산업을 비롯해 전기차 차체와 배터리 케이스, 철도차량, 선박, 반도체 장비, 로봇, 적층제조(3D 프린팅), 스포츠 장비 등 첨단 제조산업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의 핵심 소재로도 쓰이면서 수소경제와 차세대 에너지 산업에서도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급망 확보가 관건인 전략광물
시장조사기관들은 전기차와 친환경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스칸듐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역시 스칸듐을 핵심광물(Critical Minerals)로 지정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등, 안정적인 확보를 국가 산업정책의 주요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칸듐은 경제성 있는 광산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대부분 다른 광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산물 형태로 회수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보유한 리오틴토와의 협력은 삼보산업이 차세대 고부가가치 소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들도 핵심광물의 생산이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어 공급망 위험이 상존한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고려하면, 개별 기업이 글로벌 자원기업과 직접 협력해 원료 조달 통로를 확보하는 이번 사례는 공급망 안정화의 실질적 모델로 평가할 만합니다.
순환경제와 ESG로 이어지는 협력
삼보산업은 이번 협약을 통해 스칸듐을 비롯한 핵심 소재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활용한 친환경 고성능 알루미늄 합금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자동차 산업의 경량화와 탄소중립 정책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글로벌 산업 고객이 요구하는 차세대 소재 개발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입니다.
양사는 소재 공급에 그치지 않고 불순물 제거 기술과 고순도 재활용 공정을 함께 개발해 순환경제 기반의 친환경 소재 생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재활용 알루미늄의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탄소배출을 줄여 ESG 경영과 자원순환 정책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금융 협력까지 아우른 협약
이번 협약에는 금융 지원 방안도 담겼습니다. 리오틴토는 글로벌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경험과 국제 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보산업의 친환경 신소재 생산설비 투자 과정에서 무역금융 및 수출신용기관(ECA) 연계 금융 조달을 지원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설비투자에 필요한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투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국내 알루미늄 소재 산업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첨단 소재 기술 개발을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국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업 소개
삼보산업은 1974년 설립된 50년 이상 업력의 국내 대표 알루미늄 합금·자원 재활용 기업입니다. 업계 최초로 100톤 규모의 대형 용해로와 첨단 설비를 도입해 높은 수준의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현대차·기아, 글로벌 GM, 포스코, LG전자 등에 자동차·철강·가전용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폐알루미늄을 재용해해 고품질 자동차 부품 소재로 되살리는 순환경제 모델을 오랜 기간 다져온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적 광산기업 리오틴토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스칸듐 기반 차세대 경량 합금을 공동 개발 중이며, 친환경 기술과 신소재 개발을 통해 글로벌 미래차 소재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부산에 기반을 둔 향토기업인 삼보산업은 사회공헌의 뿌리도 깊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위해 설립돼 1958년 아동복지시설로 인가된 에덴고아원을 모태로 사회공헌을 시작했으며, 이후 사회복지법인 동산원으로 이어져 현재까지 아동복지사업을 지속하며 45여 년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왔습니다.
삼보산업 관계자는 이번 리오틴토와의 전략적 협력은 단순한 원료 확보를 넘어 세계적인 공급망과 첨단 소재 기술을 연결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고부가가치 알루미늄 합금과 친환경 신소재 개발을 통해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소재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