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 기자 작성일 2026년 07월 22일

큐라티스 오송 바이오플랜트 전경
백신 개발 전문기업 큐라티스(코스닥 348080, 대표이사 김성준)가 글로벌 HIV 백신 프로그램에 핵심 원료를 공급하며 면역증강제(adjuvant)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존재감을 한층 키웠습니다. 큐라티스는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WHV(Cosmic Bliss Sciences Limited, d/b/a Worcester HIV Vaccine)와 다가(polyvalent) DNA/단백질 HIV 백신(PDPHV)의 2a상 임상시험에 투입될 GLA-SE 면역증강제를 제조·공급하는 임상시험용 공급 계약(Clinical Supply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은 큐라티스가 자체 보유한 오송 바이오플랜트를 기반으로 글로벌 백신 개발 무대에서 CDMO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특히 미국 국립보건원(NIH) 네트워크가 주도하는 HIV 백신 프로그램에 GMP 등급 원료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력과 생산 신뢰성을 국제 무대에서 입증한 성과로 평가됩니다.
계약의 핵심 — GMP 등급 GLA-SE 공급
이번 계약에 따라 큐라티스는 GLA-SE adjuvant 기술을 보유한 AAHI(Access to Advanced Health Institute)의 preferred CDMO(위탁개발생산) 자격으로, 식약처 인증 GMP 시설인 오송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한 GMP 등급 GLA-SE를 공급합니다.
GLA-SE는 TLR4 작용제(agonist) 계열의 면역증강제로, PDPHV 백신의 단백질 부스트 단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백신 항원과 함께 투여돼 면역 반응의 크기와 질을 끌어올리는 물질로, 세포 내 감염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하는 강력한 TH1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초 AAHI가 담당하던 GLA-SE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큐라티스는 AAHI와 협력해 안정적이면서도 GMP를 준수하는 새로운 공급원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큐라티스는 백신 개발 프로그램의 연속성을 지키고 향후 생산 규모 확대까지 뒷받침하는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게 됐습니다.
PDPHV 백신과 2a상 임상시험
WHV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에 위치한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의 지원을 받아 HIV 분야에서 수십 년에 걸친 연구 기반 위에 매칭 프라임-부스트(matched prime-boost) 접근법으로 구축된 다가 DNA/단백질 HIV 백신(PDPHV)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2a상 연구(WHV238)는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임상시험 기관에서 PDPHV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합니다. 이 연구는 후속 2b상 유효성 임상시험의 접종 요법(regimen)을 확정하기 위해 설계됐으며, 견고한 1상 결과를 토대로 진행됩니다.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이 지원하는 HIV 백신 임상시험 네트워크(HVTN)를 통해 수행되고 국제 학술지 ‘The Lancet HIV’(2024)에 게재된 HVTN124 임상시험은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과 100%의 CD4+ T세포 반응률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HVTN이 진행한 백신 임상시험 가운데 최고 수준의 방어 연관 V1V2 항체 폭(breadth) 점수를 기록하며 후보물질의 잠재력을 뒷받침한 바 있습니다.
회사 측 발언 — “글로벌 CDMO 사업 입증하는 성과”
큐라티스 김성준 대표이사는 “이번 계약은 큐라티스에게 중요한 이정표이자 당사의 글로벌 adjuvant CDMO 사업을 입증하는 분명한 성과”라며 “세계적 수준의 NIH 네트워크 HIV 백신 프로그램에 adjuvant를 공급한다는 것은 당사 GMP 생산의 품질과 신뢰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향후 이 후보물질이 대규모 2b상 및 3상 임상으로 진입함에 따라 당사는 장기 공급 파트너로서 글로벌 보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백신에 adjuvant를 공급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WHV의 샨 루(Shan Lu) 박사(최고과학책임자)는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adjuvant 공급은 우리 백신의 발전에 필수적”이라며 “AAHI와의 파트너십과 GMP 역량을 갖춘 큐라티스는 이 프로그램을 2상과 그 이후 단계로 이끌어갈 든든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adjuvant CDMO, 전략적 성장 동력으로
이번 협력은 2a상 연구부터 계획 중인 2b상 유효성 임상,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장기 상업 공급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다년간의 파트너십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에 따라 adjuvant CDMO 사업은 큐라티스에게 향후 성장을 이끌 전략적 사업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큐라티스와 AAHI의 인연은 이번 HIV 백신 프로젝트가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2025년 8월 AAHI는 큐라티스를 전임상 및 임상용 백신 원료의 preferred 제조 파트너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당시 양측은 결핵을 비롯해 말라리아·HIV 등 전 세계 보건을 위협하는 질환을 겨냥한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가속화하고, 상업 규모 생산까지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여기에는 큐라티스가 개발 중인 ID93+GLA-SE 결핵 백신 후보 ‘QTP101’과 같은 기존 공동 프로젝트도 포함됩니다.
기업 소개
큐라티스는 ‘백신 개발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 예방 백신 ‘QTP101’, 주혈흡충증 예방 백신 ‘QTP105’, 차세대 mRNA 코로나19 예방 백신 ‘QTP104’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체 보유한 바이오플랜트를 중심으로 CDMO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이번 WHV와의 계약을 통해 글로벌 면역증강제 공급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식약처 인증 GMP 시설인 오송 바이오플랜트는 큐라티스 CDMO 전략의 중심 거점입니다. 자체 백신 개발과 위탁생산 역량을 동시에 갖춘 이 시설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바이오 산업의 생산 경쟁력을 국제 무대로 넓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