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테크2026. 09. 27.

공공SW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심의 53건, 전년 동기 대비 51.4% 증가…인정률 81.1%

by 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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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우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27일

공공SW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심의 급증

생성형 AI 이미지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 대기업 참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심의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 일곱 달 동안 처리한 안건이 이미 지난해 연간 물량의 90%를 넘어섰다. 예외를 인정받은 사업의 금액 규모는 전년 동기의 2.6배까지 불어났다.

몇 년 전 행정망 마비 사태에 이어 지난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를 겪으면서 대기업을 통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는 공공 발주처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국회에서도 대기업 참여제한을 완화하는 논의가 본격화했다. 그만큼 예외심의 제도를 안정적으로 굴리려면 심의 기준의 일관성과 위원 전문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곱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심의 물량의 93% 처리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7월 공공SW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심의는 53건이었다. 전년 동기 35건보다 51.4% 늘어난 수치다.

회의 운영 속도도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심의위원회를 연간 19차례 열어 57건을 다뤘다. 올해는 7월까지 13차례 회의에서 53건을 처리했다. 지난해 연간 심의 물량의 93%를 일곱 달 만에 소화한 셈이다. 회의 한 번에 올라오는 안건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정률 81.1%로 12.5%P 상승…신청금액은 9715억원

심의에 올라간 안건이 실제로 예외를 인정받는 비율도 함께 올랐다. 올해 1~7월 심의 53건 가운데 43건이 인정 또는 부분인정을 받았다. 인정률은 81.1%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5%포인트(P) 높아졌다.

금액으로 보면 증가폭이 더 두드러진다. 예외인정을 받은 사업의 심의신청금액은 약 9715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2.6배, 비율로는 161.9% 늘었다. 건수 증가율(51.4%)을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예외로 풀린 사업 자체가 대형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예외 인정 43건 가운데 37건이 '국가안보'

올해 예외인정 증가세는 특정 유형에 집중됐다. 7월까지 인정·부분인정된 43건 중 국가안보 유형이 37건을 차지했다.

다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구성이 단순하지 않다. 실제 국방사업은 7건이었다. 나머지 30건은 치안과 전력, 기타 국가안보 등 비국방 분야였다.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묶인 예외의 대부분이 국방 밖에서 나왔다는 의미다.

2013년 도입된 제도, 예외가 왜 늘었나

공공SW 사업의 대기업 참여제한은 2013년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공공 SW 시장에서 중견·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였다. 제도는 참여제한을 원칙으로 두면서도 국방·외교·치안·전력 등 국가안보 사업처럼 대기업 참여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 이 예외를 가리는 절차가 과기정통부 심의위원회의 예외심의다.

제도는 그 사이 한 차례 큰 손질을 거쳤다. 정부는 2024년 1월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700억원 이상 대형 공공SW 사업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간 경쟁 구간은 30억원까지 확대했다. 700억원 이상 사업의 중소기업 참여 지분 하한은 50%에서 40% 이상으로, 협력 평가 배점은 5점에서 3점 이상으로 조정했다. 제도 도입 11년 만의 개편이었다.

현장의 체감을 바꾼 계기는 따로 있었다. 2023년 국가행정망 전산마비와 지난해 국정자원 화재를 거치면서 대규모·복잡한 공공 정보시스템에는 대기업의 사업관리 역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국정자원 화재는 대전 본원 전산실의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에서 시작돼 본원 시스템 전체의 전원 차단으로 이어졌다. 수백 개 정부 업무시스템이 사실상 멈춰 세금 납부와 서류 제출 기한을 연장하는 조치까지 뒤따랐다. 발주처가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게 된 배경이다.

국회 과방위에 올라간 개정안

제도 개편 움직임은 국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대기업의 공공SW 사업 참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SW진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사업금액과 관계없이 상출제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도록 한 현행법 조항을 덜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금액 하한과 예외사업 범위, 인정 절차 등은 하위법령과 과기정통부 고시로 구체화하는 구조다.

방향이 하나로 모인 것은 아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는 규제 완화와 심의 강화를 각각 담은 개정안이 함께 올라가 심사를 받고 있다. 김장겸·안상훈 의원은 대기업 참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이해민 의원은 예외사업 심의제도를 강화하는 취지의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문턱을 낮추는 쪽과 관문을 촘촘하게 만드는 쪽이 같은 상임위에서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심의는 통과 절차가 아니라 검증 과정"

대기업 참여 문턱을 낮추려는 논의가 확산되면서 예외심의의 역할과 신뢰성도 함께 무게를 더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예외심의는 현행 제도에서 대기업의 사업 참여 여부를 가르는 핵심 관문이다. 그에 맞춰 심의 기준의 일관성과 위원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숙경 KAIST 교수는 "규모가 큰 사업은 전체 시스템의 복잡도를 관리할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기업 참여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예외심의는 단순히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할지를 결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사업 특성과 기술력, 실제 수행역량을 기준으로 참여 필요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과정인 만큼 전문성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의 기준 명확화와 전문가 참여 확대 과제

자료를 받은 이주희 의원도 제도의 신뢰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이주희 의원은 "공공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 필요한 대기업 참여는 현행대로 인정하되, 사업 안정성과 품질 향상 등 예외심의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심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업 특성에 맞는 전문가 참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수와 금액이 동시에 뛴 올해 통계는 예외심의가 이미 상당한 규모의 공공 SW 사업을 실질적으로 가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법 개정 논의의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나더라도 심의 기준과 위원 전문성을 정비하는 일은 남는 과제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