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22일

카자흐스탄 토카예프 대통령이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프리뉴의 전시 기체를 살펴보고 있다
무인항공기 설계·제조 전문기업 프리뉴(대표이사 이종경)가 카자흐스탄 현지 합작법인 KKDS(Kazakhstan-Korea Drone Systems)를 발판 삼아 한국과 카자흐스탄 사이의 드론 산업 협력을 본격적으로 넓혀 나간다.
프리뉴는 제1차 한-중앙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9월 15일 서울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에 참석해, 카자흐스탄 현지 파트너사인 DQB Group과 함께 드론 생산 및 기술 협력 사업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양사는 카자흐스탄 내 무인항공시스템 생산을 단계적으로 현지화하기 위한 합의각서(MOA)도 체결했다.
정상급 외교 무대에 오른 드론 생산 프로젝트
이번 행사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주요 기업인들이 자리를 함께해 그간의 경제 협력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추진할 공동 투자 및 협력 프로젝트를 공유했다. 자동차 부품 공동생산과 의료기기 생산, 병원 건설 등이 소개된 가운데 드론 생산 프로젝트 역시 양국의 주요 협력사업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다.
프리뉴의 드론 생산 프로젝트는 이종경 프리뉴 대표와 카자흐스탄 DQB Group의 Auyezov Yerzhan 대표가 직접 나서 합작법인 KKDS와 공동 드론 생산 사업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대표는 현장에 전시된 드론 제품과 앞으로의 생산 계획을 함께 선보였다.
행사장에서는 카자흐스탄 토카예프 대통령이 프리뉴의 전시 기체를 직접 살펴보는 장면도 연출됐다. 실제로 카자흐스탄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 Akorda는 9월 15일 한-카자흐스탄 공동 투자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드론 생산 사업을 주요 협력 사업으로 언급했다.
프리뉴는 이번 행사를 통해 카자흐스탄 현지 드론 생산 사업이 단순한 해외 판매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했다. 현지 합작법인 설립과 생산 기반 구축, 기술 이전과 현지화로 이어지는 글로벌 사업 모델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MOA 이후의 과제, 생산 역량 단계적 확대
양사는 이번 MOA를 토대로 무인항공기 시스템 관련 기술 협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자흐스탄 내 생산 역량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현지 산업 분야와 공공 분야를 겨냥한 드론 활용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해 현지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이종경 프리뉴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 프리뉴의 드론 생산 프로젝트가 양국 주요 협력사업으로 소개된 것은 그동안 추진해 온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KKDS를 중심으로 생산과 기술의 현지화를 가속해 카자흐스탄을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KKDS는 어떤 합작법인인가
KKDS는 프리뉴가 카자흐스탄 DQB 그룹 계열의 UMR과 손잡고 세운 드론 생산 합작법인이다. 양측의 인연은 2024년 5월 송도에서 열린 드론 박람회에서 이종경 대표와 방한 중이던 DQB 그룹 회장이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25년 10월 서울에서 합작회사 협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1월 법인 설립 절차를 마무리했다.
역할 분담도 비교적 명확하다. 프리뉴는 현물 투자와 드론 핵심 기자재 공급을 맡고, DQB 측은 공장 부지와 시공, 인력 투자를 담당하는 구조다. 카자흐스탄 파블로다르에 자리 잡은 KKDS 공장은 초기 단계에서 연간 50~100대 규모의 드론 생산으로 출발해, 2028년에는 연간 1만대 규모의 양산·판매 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기술 이전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돼 왔다. 프리뉴는 올해 2월 KKDS 직원들을 본사로 초청해 드론 조립과 운용, 생산 기술 전반에 대한 연수를 실시했고, 7월에는 기술 인력을 파블로다르 공장에 파견해 현장 맞춤형 조립·운용 교육과 생산 공정, 공장 운영 교육을 마쳤다. KKDS에서 만들어지는 드론은 재난 예방과 대응, 파이프라인·가스관 등 기반시설 모니터링을 비롯한 산업·공공 분야에 공급될 예정이다.
한-중앙아 협력 확대라는 배경
이번 MOA 체결은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사이의 협력 틀이 본격적으로 제도화되는 흐름 위에 놓여 있다. 처음으로 열린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는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정상과 양측 정·재계 인사 520여 명이 참석했다.
공동선언에는 교역·투자 다변화와 AI·디지털 분야 신규 협력, 핵심광물 가치사슬 확대와 재생에너지·원전 등 에너지 협력, 플랜트·인프라·물류와 스마트시티 등 미래 인프라 협력이라는 세 갈래 방향이 담겼다. 양측은 정상회의를 2년마다 정례적으로 열기로 하고 2028년 아스타나에서 2차 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며, 중앙아시아 5개국 정부에는 한국 기업 전담창구인 ‘코리아 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했다.
핵심광물을 단순 교역 차원에서 다루지 않고 가공과 산업 현지화까지 포괄하는 공동 부가가치 생산망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향성은, 드론 분야에서 프리뉴가 추진 중인 현지 생산·기술 이전 모델과도 맞닿아 있다. 완제품 수출이 아니라 현지에 공장과 인력, 기술을 함께 이식하는 방식이 양국 정부가 그리는 협력 구도와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업 소개
프리뉴는 2017년 6월 설립된 무인항공기 전문기업으로, 경기도 안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무인항공기 기획·설계부터 하드웨어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 IT 기술을 통합한 플랫폼 서비스까지 한 흐름으로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무인항공기 원스톱(ONE-STOP) 기업을 표방한다.
제품군은 25kg 미만 소형 드론을 중심으로 수직이착륙(VTOL) 고정익 기체, 멀티콥터형 정찰 드론, 헬기형 드론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는 기술 혁신성과 핵심 부품 국산화 성과, 국방 무기체계 전력화 기여도 등을 인정받아 방산 분야 관련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육군 드론 운용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용 상용 드론 구매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 밖에 드론 전문 배터리 기업과의 공동 개발, 자율주행 드론 관련 국책과제 참여 등 국내외에서 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