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희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20일

박준호 피터페터 대표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를 받고도 결과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른다면, 그 검사는 의미가 없다. 서울대에서 생명과학과 의료정보학을 전공한 박준호 피터페터 대표가 제주에서 펫테크 창업에 뛰어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 유전체 연구에서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로 방향을 넓힌 건, 유전 정보가 일상 속 의사결정으로 가장 빠르게 연결될 수 있는 분야가 동물 산업이라고 봤기 때문이에요. 반려동물에서는 '예방 중심 건강관리'로, 축산에서는 '생산성·질병·혈통 관리'로 유전 데이터가 현장에 닿을 수 있다고 판단했죠."
공동창업진은 서울대 출신 연구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유전체 분석, 바이오인포매틱스, 데이터 해석, 진단 기술, 사업개발 등 서로 다른 전문성이 맞물려 움직인다.
제주를 거점으로 택한 이유도 분명하다. 반려동물 산업과 축산업, 바이오 실증, 브랜드 차별화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서의 판단이었다. "로컬 기반이지만 전국과 글로벌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상징성이 있고, 차별화된 브랜드 구축에도 유리해요."
비용 94% 절감, 정확도는 유지
'캣터링'과 '도그마'는 혈액 채취 없이 구강 세포 샘플만으로 안정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서비스다. "핵심은 단순한 편의성이 아니라 표준화예요. 채취 키트의 구성, 보존 방식, 시료 적합성 판정, 재검 기준까지 전 과정을 표준화해 가정 채취 샘플에서도 일관된 품질이 나오도록 만들었죠."
94% 비용 절감은 정확도를 희생한 결과가 아니라, 기존 유전체 분석 공정의 비효율을 구조적으로 걷어낸 결과다. "기존 방식은 샘플 접수와 전처리, 분석 설계, 데이터 처리, 결과 해석, 리포트 생성이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고 수작업과 외부 의존도가 높았어요. 피터페터는 이 과정을 하나의 원스톱 시스템으로 재설계했죠."
회사는 PCR 및 시퀀싱 관련 장비를 보유하고 핵심 분석 파이프라인과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Pre-A 라운드 9억 원 유치, 누적 12억 원 확보
현재 피터페터는 Pre-A 라운드에서 9억 원을 유치해 누적 투자금 12억 원을 확보했다. 투자자들이 높이 평가한 지점은 동물 산업이 감과 경험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정확히 읽고 있다는 점, 유전체 분석의 비용 구조를 혁신하면서 진입장벽을 만들고 있다는 점, 반려동물과 축산을 하나의 바이오데이터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주요 대학동물병원을 포함해 150개 병원이 피터페터를 이용하고 있다. 수의사들은 피터페터 결과를 병력과 임상 소견을 더 정교하게 해석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
3년 안에 피터페터는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 브랜드를 넘어 반려동물과 축산을 함께 아우르는 동물 바이오데이터 플랫폼으로 성장해 있기를 바란다. "반려동물에서는 유전병 검사, DNA ID, 생체 나이, 예방·노화 관리 중심 헬스케어가 연결되고, 축산에서는 개체 식별, 질병 예측, 생산성 향상, 맞춤형 번식 전략이 하나의 데이터 레이어 위에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