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훈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28일
반려동물 수명 연장과 '펫 휴머니제이션' 확산으로 동물의료 시장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단순 치료 중심에서 예방·만성질환 관리, 나아가 정밀의료로 진화하면서 시장 규모와 산업 구조 모두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1,500만 가구 수준으로 확대되며 관련 산업 전반의 소비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반려동물 수명 연장이 맞물리면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크게 늘고, 동물의료 시장이 연평균 10% 내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2조원에서 2027년 3조3,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과거에는 질병 발생 시 병원을 찾는 수요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예방의학과 노령기 관리 중심으로 의료 이용 패턴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9세 이상 노령 반려견 비중이 40%를 넘어서면서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 유지 목적의 의료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제도 변화도 시장 성장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진료비 공시제 확대와 동물등록제 정착 등으로 의료 정보 비대칭이 완화되면서 보호자의 합리적 소비가 가능해지고, 병원 간 경쟁도 가격 중심에서 서비스 품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의료 인력 공급은 제한적인 구조입니다. 수의사 배출 인원이 연간 약 500명 수준에 그치면서 의료 수요 증가와 맞물려 수의사 소득과 병원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실제 수의사 평균 소득은 2014년 3,000만원대에서 2022년 8,000만원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노령성 질환과 전문 진료 수요 확대는 마리당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반려가구의 평균 치료비는 100만원을 넘어섰고, 고액 진료를 경험한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시장 구조 측면에서는 낮은 폐업률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반려동물 의료가 필수 소비로 자리 잡으면서 경기 변동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산업으로 평가됩니다.
동시에 동물병원의 대형화와 자본 집약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2인 이상 수의사가 진료하는 병원이 증가하고 있으며, CT 등 고가 의료 장비 도입이 확대되면서 병원 운영이 자본 집약적 산업으로 전환되는 모습입니다.
향후 동물의료 시장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 체계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생체 데이터 축적과 의료 AI 기술이 결합되면서 질병 예측과 맞춤형 치료까지 아우르는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산업 구조도 소형 병원 중심에서 대형 병원과 병원경영지원회사(MSO)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고, 진료 데이터 표준화, 전문의 제도 도입 등 인체 의료 수준의 제도 정비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권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병원 대형화로 설비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금융과 장비 리스 등 B2B 금융 수요가 확대되고, 의료 데이터와 결제 인프라를 결합한 보험·결제 서비스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