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테크2026. 04. 08.

고양이 5마리 구조에서 CES 혁신상까지, 피넛캣 옥성범 대표의 집사 창업기

by 임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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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호 | 기자 2026년 04월 08일

피넛캣 옥성범 대표

피넛캣 옥성범 대표

2019년, 공장 한켠에서 고양이 5마리가 태어났습니다. 우연히 발견했을 때 어미는 이미 달아난 뒤였습니다. 옥성범 허브플랫폼·피넛캣 대표는 새끼 5마리를 품에 안고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고양이는 한 번도 키워본 적이 없었어요. 병원에서 젖 주는 법, 배변 유도 방법을 처음부터 배웠죠. 그렇게 고양이 육아가 시작됐어요."

첫째 턱시도 고양이 이름은 '땅콩', 둘째 카오스 고양이는 '녹두'였습니다. 그해 12월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녹두가 온몸에 힘이 없는 채로 쓰러져 있었고, 진단은 목 아래 전신마비, 치사율 99%의 복막염이었습니다. 의사는 안락사를 권유했지만 옥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직구로 중국에서 신약을 들여와 자가 치료를 시작했고, 3번의 재발 끝에 이듬해 10월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구조와 입양을 거듭하며 집에만 6마리가 함께하게 됐는데, 먹성이 좋았던 땅콩이 비만 고양이가 되면서 다묘 가정의 급식 문제가 본격화됐습니다.

"다묘 환경에서 땅콩이 녹두 것까지 뺏어먹으니 녹두는 항상 식사량이 부족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땅콩의 이름을 따서 브랜드 '피넛캣'을 만들게 됐죠."

옥 대표는 2014년 헬스케어·퍼스널케어 제품 제조사 허브플랫폼을 설립해 온열안대, 쿨팩, 해열패치 등을 만들어온 경험이 있었습니다. 라식수술 이후 안구건조증을 겪으며 시중 제품의 불편함을 직접 느꼈고, 아이러버(iLover) 브랜드의 첫 제품을 탄생시켰습니다.

피넛캣도 같은 철학에서 출발했습니다. 자신이 겪는 문제를 다른 집사들도 겪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브랜드의 뿌리입니다.

CES 2026 혁신상 수상

그 결실이 올해 초 나왔습니다. 피넛캣은 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주인공은 스마트 급식기 'Egg-1'으로, 고양이 개별 인식 시스템을 통해 다묘 가정에서 각 고양이의 식사량, 식사 시간, 건강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제품입니다. 심사위원단은 기술적 정교함과 반려묘 복지 개선 의도를 결합한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피넛캣의 수익 모델은 반려동물 헬스케어에 집중합니다. 제품으로 동물병원 지출을 줄이고, 집사의 피로도를 낮추며, 궁극적으로 파양률을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수익의 일부는 보호자 없는 고양이들을 위해 사용됩니다.

옥 대표의 꿈은 부산에 고양이 파크를 세우는 것입니다. 길고양이, 유기묘, 파양묘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 그 고양이들이 피넛캣 제품의 브랜드 앰배서더 역할을 하는 구상입니다.

올해 목표는 와디즈 펀딩과 외부 투자 유치, 그리고 Egg-1에 이은 연계형 디바이스 출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