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윤 | 기자 작성일 2026년 06월 26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와 스트리밍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디지털 i(Digital i)가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국제 스트리밍 서밋(OTT·FAST) 2026(International Streaming Summit (OTT·FAST) 2026)에서 주목할 만한 분석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한 해 동안 한국 콘텐츠는 전 세계 넷플릭스(Netflix)에서 121억 시간의 시청량을 기록하며,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콘텐츠 오리진(content origin)으로 올라섰습니다.
이는 단순히 인기 작품 몇 편의 흥행을 넘어, 한국이 글로벌 스트리밍 생태계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원으로 자리 잡았음을 수치로 입증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일본 콘텐츠보다 44% 많고, 영국의 두 배에 육박
이번 분석에서 한국 콘텐츠는 일본 콘텐츠보다 44% 더 많은 시청 시간을 만들어냈고, 영국 콘텐츠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시청량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스트리밍 시청자들 사이에서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전 세계를 사로잡은 대표작들이 있습니다. 옴디아는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대홍수(The Great Flood), 폭싹 속았수다(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 등 글로벌 히트작들이 한국 콘텐츠가 일본, 영국, 스페인 등 주요 콘텐츠 수출국들을 앞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2026년 상반기 결산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통합 기준으로 상반기에만 막대한 시청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인기 시리즈 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폭싹 속았수다 역시 공개 전부터 시청자들의 '찜하기'가 가장 많았던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한국 드라마를 향한 국제적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습니다.
“단 1년 만에 121억 시간… 국제적 수요의 규모 입증”
옴디아의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 책임자인 마리아 루아 아게테(Maria Rua Aguete)는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습니다.
“한국은 스스로 미국 외 지역에서 글로벌 성공 콘텐츠의 선도적인 공급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 1년 만에 넷플릭스에서 121억 시간의 시청량을 창출했다는 사실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국제적 수요의 규모를 입증하며, 글로벌 콘텐츠 산업 내에서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게테 책임자는 한국의 성공이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광범위한 변화를 반영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오늘날 시청자들은 언어나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점점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스트리밍 시대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의 규칙을 바꿔 놓았다. 훌륭한 스토리는 이제 국경을 넘어 사랑받고 있으며, 한국은 강력한 스토리텔링과 제작 품질, 그리고 유통이 결합해 글로벌 시청자층이 어떻게 구축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일회성 흥행에서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아게테 책임자는 한국 콘텐츠 생태계가 지닌 전략적 중요성에도 주목했습니다. 그는 이 생태계가 세계적 수준의 크리에이터, 강력한 지식재산권(IP), 혁신적인 제작 기술, 그리고 점점 확대되는 국제 유통 역량이 결합된 형태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그는 “오징어 게임과 같은 소수의 획기적인 글로벌 히트작에서 시작된 현상이 이제는 다양한 장르에 걸쳐 국제적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로 진화했다”며, 이러한 일관성이 한국이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한국 콘텐츠가 더 이상 '한두 편의 대박'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드라마, 영화, 예능, 마이크로드라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꾸준히 글로벌 시청자를 확보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K-콘텐츠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산업적 토대를 갖춘 흐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주요 결과 요약
이번 옴디아·디지털 i 분석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국 콘텐츠는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적으로 121억 시간의 시청량을 만들어냈습니다.
- 한국 콘텐츠의 순위는 넷플릭스 내 콘텐츠 원산지 가운데 미국에 이어 두 번째였습니다.
- 한국 콘텐츠는 일본 콘텐츠보다 44% 더 많은 시청량을 기록했습니다.
- 한국 콘텐츠는 영국 콘텐츠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시청량을 만들어냈습니다.
- 한국은 넷플릭스에서 미국 외 지역 기준 세계 최고의 콘텐츠 공급원입니다.
참고로 디지털 i는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호주, 일본, 한국, 노르딕 국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폴란드 등 17개 시장에서의 넷플릭스 시청량을 추정해 이번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K-콘텐츠, 글로벌 메인스트림으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약진은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톱10 집계를 시작한 이후 한국 작품들은 전 세계 순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 왔으며, 오징어 게임의 폭발적 흥행은 한국 콘텐츠 산업 전반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한층 끌어올린 분기점이 됐습니다.
이번 옴디아·디지털 i의 분석은 이러한 흐름이 특정 작품의 성공을 넘어 구조적이고 지속 가능한 단계로 진입했음을 데이터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강력한 스토리텔링과 높은 제작 완성도, 확대되는 글로벌 유통망이 맞물리면서, 한국은 앞으로도 세계 스트리밍 시장에서 핵심적인 콘텐츠 공급원으로서의 위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옴디아 소개
옴디아(Omdia)는 나스닥 상장사인 인포마 테크타겟(Informa TechTarget, Inc., TTGT)의 일원으로, 선도적인 기술 리서치 및 컨설팅 제공 기관입니다. 옴디아는 업계 리더들과의 심도 깊은 대화를 바탕으로 수십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에 기반한 기술 시장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적 시장 인텔리전스는 고객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연구개발(R&D)부터 투자수익률(ROI)에 이르기까지, 옴디아는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기회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