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2026. 04. 25.

1억 년 전 백악기 바다 최상위 포식자는 몸길이 19m 초대형 문어였다

by 신미소 (기자)

#사회문화#고생물학#나나이모테우티스#문어화석#백악기

신미소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25일

백악기 초대형 문어 나나이모테우티스 상상도

약 1억 년 전 백악기 바다를 누빈 초대형 문어 '나나이모테우티스' 상상도. (사진=일본 홋카이도 대학교)

약 1억 년 전 몸길이 최대 19m까지 자라는 거대한 문어가 백악기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캐나다 연구진은 백악기 해양 생태계의 거대 문어 '나나이모테우티스(Nanaimoteuthis)'의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AI와 3D 기술로 발굴한 화석

분석 대상은 캐나다 밴쿠버섬에서 발견된 턱뼈 화석 15개다. 연구진은 같은 지역에서 연삭 단층 촬영(ACT)이라는 3D 이미징 기술과 AI 모델을 결합한 '디지털 화석 채굴' 기법으로 약 1억~7200만 년 전 백악기 퇴적암에서 문어 턱 화석 12개를 추가로 발굴했다.

연구진은 부리 표본의 크기를 바탕으로 전체 몸집을 유추했다. 그 결과 나나이모테우티스는 몸길이가 최소 7m에서 최대 19m까지 자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머리에 노 모양의 지느러미가 달린 '지느러미 문어류' 가운데 가장 초기에 등장한 종 중 하나로 확인됐다.

나나이모테우티스의 거대한 턱뼈 화석에는 강한 마모 흔적도 발견됐다. 조개껍데기와 뼈를 포함한 단단한 먹잇감을 부술 때 발생한 흔적으로 추정된다.

백악기 해양 생태계 복잡성 재조명

일본 홋카이도 대학교 이바 야스히로 지구행성과학 부교수는 "턱뼈에 남은 흔적은 이 거대 문어가 백악기 바다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기능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백악기는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등 육식 공룡이 육지를, 대형 해양 파충류와 상어가 바다를 장악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번 발견으로 문어 역시 먹이사슬의 정점을 차지했을 가능성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바 부교수는 "백악기 해양 생태계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했으며, 더 넓은 범위의 최상위 포식자들을 포함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문어는 몸 대부분이 연한 조직으로 이루어져 화석화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바 부교수는 디지털 화석 채굴 기법을 확대해 이전 화석 기록으로는 탐지할 수 없었던 유기체들을 찾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