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10월 04일
글로벌 에너지 투자사 EIG가 설립해 운용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전문기업 미드오션 에너지(MidOcean Energy)가 2026년 지분 자금 조달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12개월에 걸쳐 확정 및 진행 중인 약정액 40억달러 이상을 확보했다.
이번 조달 규모는 회사가 처음 제시했던 목표 20억달러를 두 배 넘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드오션은 이를 두고 자사의 전략과 포트폴리오, 운영 조직과 장기 성장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략적 투자자·국부 성격 기관 대거 합류
이번 라운드에는 전략적 투자자와 정부 연계 기관, 금융 투자자의 약정이 두루 포함됐다. 신규 투자자 명단에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칼리드 알 나흐얀 개인 사무국(The Private Department of Sheikh Mohammed bin Khalid Al Nahyan), 이데미쓰 코산(Idemitsu Kosan), 다이아몬드 가스 미드오션(Diamond Gas MidOcean)을 통해 참여한 NYK 라인(NYK Line), 아랍 에너지 펀드(The Arab Energy Fund), 시즈오카 가스(Shizuoka Gas)가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일부 한국 기관투자자도 참여했다.
투자자 구성을 보면 중동 자본과 일본 에너지·해운 기업이 축을 이룬다. 이데미쓰 코산은 일본의 대형 정유·에너지 기업이며 NYK 라인은 LNG 운반선 선대를 운영하는 해운사다. 시즈오카 가스는 일본 도시가스 사업자다. LNG 밸류체인에서 생산부터 수송, 최종 판매까지 각 단계를 맡고 있는 사업자들이 지분 투자자로 들어온 셈이다.
조달 자금은 성장 파이프라인으로
미드오션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이 재무구조의 유연성을 높이고 LNG 성장 기회 파이프라인을 추진할 여건을 만들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에는 이미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는 자산과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자산이 모두 들어간다.
회사는 캐나다와 호주, 미국, 라틴아메리카에 걸친 LNG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자체 투자 원칙에 부합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들여다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R. 블레어 토머스(R. Blair Thomas) 미드오션 회장 겸 EIG 최고경영자는 "이번 자금 조달에서 이룬 진전은 미드오션에 중요한 이정표이며, 충분한 규모와 다각화, 회복탄력성을 갖춘 글로벌 LNG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우리의 전략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수의 신규 투자자들을 맞이하게 돼 기쁘며 기존 주주들의 지속적인 지원과 신뢰에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토머스 회장은 LNG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LNG가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데 계속해서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미드오션이 이러한 장기적인 시장 펀더멘털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믿는다"며 "최근의 상황은 여러 인도 지점에서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과 함께 지리적 다각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델라 레이 벤터(De la Rey Venter) 미드오션 최고경영자는 "불과 몇 년 만에 미드오션은 구상 단계에서 완전히 통합된 글로벌 LNG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며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재무적 유연성이 더욱 강화되고 탄탄한 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도 한층 강화됐다"고 밝혔다.
벤터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강력한 현금흐름 특성과 다양한 성장 가능성을 갖춘 고품질 LNG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으며, 이미 파악한 기회 파이프라인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이러한 모멘텀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4년 만에 대륙 네 곳으로 넓힌 자산
미드오션이 단기간에 글로벌 플랫폼으로 올라선 배경에는 공격적인 지분 인수가 있다. 회사는 2024년 한국 SK어스온이 보유하던 페루 LNG(Peru LNG) 지분 20%를 사들였고 이후 헌트 오일(Hunt Oil Company)로부터 15%를 추가로 확보했다. 페루 LNG는 리마에서 남쪽으로 170km 떨어진 팜파 멜초리타에 자리한 설비로 연산 445만톤 규모 액화 플랜트와 408km 길이의 파이프라인, 저장탱크, 해상 터미널, 트럭 적재 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다.
호주에서는 일본 도쿄가스가 보유하던 통합 LNG 사업 지분을 21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고곤(Gorgon), 익시스(Ichthys), 플루토(Pluto), 퀸즐랜드 커티스 LNG(QCLNG) 등 호주를 대표하는 프로젝트들이 한꺼번에 포트폴리오로 들어왔다. 최근에는 서호주 북서부 해상 LNG 사업의 지분을 추가로 늘리는 거래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6년 상반기 중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LNG 캐나다 2단계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투자 유치 측면에서도 흐름이 이어졌다. 2023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미드오션 지분을 인수하며 글로벌 LNG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데미쓰 코산은 5억달러 규모 투자로 플랫폼 확장에 힘을 보탰다.
공급 확대 국면에 들어선 LNG 시장
미드오션이 실탄을 늘린 시점은 LNG 시장이 구조적으로 바뀌는 길목과 겹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LNG 공급이 7%, 물량으로는 40bcm 늘어나며 2019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캐나다, 카타르에서 신규 프로젝트가 잇따라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수요도 따라 움직인다. 2026년 전 세계 천연가스 수요는 약 2% 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4% 증가해 전 세계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조사기관들은 2026년 글로벌 LNG 시장 규모를 5억5316만톤(MTPA) 수준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2년간은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 증가를 앞지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가격 하락 압력이 예상된다. 생산지와 인도 지점을 폭넓게 확보한 사업자일수록 가격 변동 국면에서 버틸 여력이 커진다. 토머스 회장이 지리적 다각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도 이런 시장 환경과 맞닿아 있다.
기업 소개
EIG는 2026년 6월 30일 기준 운용자산 271억달러를 보유한 글로벌 에너지 및 인프라 부문의 기관투자자다. 전 세계 에너지 및 에너지 관련 인프라에 대한 사모투자를 전문으로 한다. 44년의 역사 동안 6개 대륙 44개국의 429개 프로젝트 또는 기업을 통해 에너지 부문에 550억달러 이상을 투자 약정했다. 고객사에는 미국과 아시아, 유럽의 주요 연기금과 보험사, 기금, 재단, 국부펀드가 다수 포함돼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사를 두고 휴스턴과 런던, 시드니, 리우데자네이루, 홍콩, 서울에 사무소를 운영한다.
미드오션 에너지는 EIG가 설립하고 운용하는 LNG 전문 기업이다. 다각화되고 회복탄력적이며 비용과 탄소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글로벌 LNG 포트폴리오 구축을 목표로 삼는다. 이는 LNG가 저탄소이면서 경쟁력 있고 더욱 안전한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요소라는 EIG의 믿음을 반영한 것이다. 미드오션은 미국과 라틴아메리카, 캐나다, 호주의 LNG 프로젝트 지분을 보유한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싱가포르에 LNG 해운·마케팅 사무소를,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