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호 | 기자 작성일 2026년 10월 11일
전적으로 비트코인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가를 받은 최초의 생명보험사 민와일(Meanwhile)이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3750만달러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라운드는 베인 캐피털 크립토(Bain Capital Crypto)가 주도했다. 하운 벤처스(Haun Ventures), 프레임워크 벤처스(Framework Ventures), 판테라 캐피털(Pantera Capital), 아폴로(Apollo), 노스웨스턴 뮤추얼 퓨처 벤처스(Northwestern Mutual Future Ventures), 모건 크릭 디지털(Morgan Creek Digital)이 함께 참여했다.
샘 올트먼(Sam Altman)도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민와일의 누적 유치 금액은 이번 라운드를 포함해 1억8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아시아·유럽·중동 수요가 끌어낸 추가 투자
이번 투자 라운드는 광범위한 거시경제 불안정 속에서 민와일의 비트코인 생명보험을 찾는 해외 수요가 급증한 뒤에 이뤄졌다. 수요가 특히 두드러진 지역은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중동이다.
민와일은 2026년 초 미국 외 지역의 고액자산가 고객을 위해 설계된 일시납 종신보험 BTC 라이프 1-페이(BTC Life 1-Pay)를 출시했다. 미국 납세자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BTC 10-페이(BTC 10-Pay)에 이은 회사의 두 번째 제품군이다.
출시 이후 민와일은 부유층 가족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로커 15곳과 계약했다. 여기에는 싱가포르,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의 주요 보험 허브에 자리한 브로커들도 포함된다. 회사는 이번 자금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해외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자산관리 업계의 시선
브로커 파트너에는 홍콩, 싱가포르 및 취리히에 사무소를 둔 보험·신탁·패밀리오피스 그룹 라이오너(Lioner)와 고액자산가 생명보험 마켓플레이스 아페이론 그룹(Apeiron Group)이 포함된다.
HSBC, UBS, 율리우스 베어(Julius Baer),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에서 고액자산가 생명보험 및 자산관리 분야에 27년 이상 종사한 조르조 예니(Giorgio Jeni) 라이오너 파트너 겸 스위스 총괄은 “디지털 자산은 자산관리 계획의 주류로 진입하고 있으며, 라이오너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발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과 기타 디지털 자산이 자산 환경의 일부가 되면서 국제적인 이해관계와 연계가 있는 고액자산가들은 미래를 위해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더욱 폭넓게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솔루션이 등장하는 가운데 투명성, 건전한 거버넌스 및 강력한 규제는 계속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스틴 만(Justin Man) 아페이론 그룹 최고경영자는 “점점 더 많은 고액자산가 고객들이 비트코인과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보유할 것인지뿐 아니라 이를 중심으로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궁극적으로 그 자산을 다음 세대에 이전할 것인지 묻기 시작하는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명보험은 언제나 자산 이전을 위한 강력한 수단이었지만 디지털 자산은 소유권, 유동성 및 원활한 이전 측면에서 추가적인 마찰을 발생시킨다. 민와일은 이 분야를 개척한 최초의 보험사이며 고액자산가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해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와 홍콩 그리고 UAE와 스위스는 민와일이 브로커망을 먼저 깐 네 곳이다. 모두 역외 자산관리와 신탁 설정이 활발한 금융 허브다. 디지털 자산 관련 제도를 비교적 빠르게 손본 지역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고액자산가 상품은 상품성만으로 팔리지 않고 현지 브로커와 프라이빗뱅크의 유통망을 타야 하는 구조여서 이들 허브를 잇는 작업이 해외 확장의 1단계가 된다.
BTC 라이프 1-페이는 어떤 상품인가
BTC 라이프 1-페이는 자산의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보유한 가족을 위한 생명보험이다. 고객은 비트코인으로 보험료를 한 번 납부하고 평생 비트코인으로 보장된 사망보험금을 받는다.
보험계약의 가치는 비트코인 기준으로 증가한다. 첫해가 지나면 보험계약자는 그 가치의 최대 9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데 정해진 상환 일정이나 마진콜은 없다. 보험계약은 개인과 신탁 또는 법인이 소유할 수 있어 승계 및 상속 설계에 활용하기 적합하다.
일시납 구조는 보험료 납입 기간 동안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부담을 줄여 준다는 점에서 해외 고액자산가층의 선호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으로 표시되는 보험은 보장 금액이 법정화폐 기준으로 고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통 상품과 성격이 다르다. 사망보험금이 비트코인 수량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수령 시점의 가격에 따라 원화나 달러 환산액은 달라진다. 반대로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 자산으로 보는 가족에게는 보유 자산과 보장 자산의 단위가 일치한다는 장점이 생긴다. 민와일이 미국 납세자용 BTC 10-페이와 미국 외 고액자산가용 BTC 라이프 1-페이를 나눠 설계한 것도 세제와 규제 환경이 지역별로 크게 갈리는 사정을 반영한 결과다.
창업자가 말하는 수요의 성격
잭 타운센드(Zac Townsend) 민와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전 세계의 부유한 가족들은 이미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에게 없었던 것은 이를 다음 세대로 이전할 수 있는 규제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브로커들의 고객들이 계속 문의했기 때문에 브로커들이 우리를 찾아왔다. 이번 투자 라운드를 통해 그 수요에 계속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적으로 확인되는 성장
이러한 성장세는 민와일의 실적에도 나타나고 있다. 순 장기보험 인수 수익은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을 넘어섰으며 2026년에는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스테판 코언(Stefan Cohen) 베인 캐피털 크립토 파트너는 “민와일은 규제 대상 생명보험사의 모든 기능을 직접 갖추고 이를 AI 기반 스타트업처럼 구축하고 있다”며 “올해의 성장은 이 모델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했으며, 다시 한번 민와일을 지원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민와일은 앞서 프레임워크 벤처스와 풀구르 벤처스(Fulgur Ventures)가 공동 주도한 4000만달러 규모 시리즈A와 8200만달러 규모 후속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번 3750만달러 라운드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3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외신에 전해졌다.
투자자 구성이 보여주는 신호
이번 라운드의 투자자 명단에는 암호화폐 전문 투자사와 전통 금융권 벤처 조직이 함께 올라 있다. 베인 캐피털 크립토와 하운 벤처스, 판테라 캐피털, 프레임워크 벤처스, 모건 크릭 디지털이 디지털 자산 쪽 자본이라면 아폴로와 노스웨스턴 뮤추얼 퓨처 벤처스는 사모펀드와 생명보험 본업에 뿌리를 둔 쪽이다. 기존 투자자들이 후속 라운드에 다시 들어왔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신규 투자자 유치 없이 라운드를 채웠다는 것은 사업 지표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쪽이 먼저 움직였다는 의미로 읽힌다.
보험업은 라이선스와 준비금 요건 때문에 초기 자본 소요가 큰 사업이다. 민와일이 재보험사에 위험을 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인수와 계리 그리고 자산운용 기능을 직접 쌓아 올리는 경로를 택한 만큼 반복적인 자금 조달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언 파트너가 언급한 “AI 기반 스타트업처럼 구축”한다는 표현도 인력을 늘리는 대신 시스템으로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방향을 가리킨다.
버뮤다에서 출발한 규제 실험
민와일 인슈어런스 비트코인 버뮤다 리미티드(Meanwhile Insurance Bitcoin (Bermuda) Limited)는 버뮤다 통화청(Bermuda Monetary Authority, BMA)이 최초로 부여한 Class IILT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규제기관의 샌드박스에서 2년을 거친 뒤 2024년 7월 해당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회사의 대차대조표와 준비금 및 감사 재무제표는 모두 비트코인으로 표시된다. 모든 보험계약자의 비트코인은 규제를 받는 기관 수탁업체에 보관된다. 보험사의 재무 기반 자체를 법정화폐가 아닌 비트코인으로 세운 구조여서 전통 생명보험 회계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버뮤다는 재보험과 특수 보험 분야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역외 금융 허브다. 디지털 자산 사업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규제 틀을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정비한 지역이기도 하다. 민와일이 이곳에서 첫 라이선스를 확보한 배경에는 이러한 규제 환경이 자리한다.
디지털 자산, 거래에서 승계로
고액자산가층의 암호화폐 접근 방식이 단기 매매에서 장기 보유와 승계 설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은 여러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주요 7개국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포트폴리오 내 암호화폐 평균 편입 비중이 10% 수준으로 집계됐다. 미국·영국·독일·스위스의 보유율은 70% 안팎이었다.
패밀리오피스 영역에서는 지역별 격차가 뚜렷하다. 30개국 단일 패밀리오피스 333곳을 조사한 2026년 보고서에서는 89%가 가상자산에 노출돼 있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미국과 유럽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패밀리오피스 10곳 중 7곳이 블록체인이나 비트코인 관련 펀드에 투자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민와일이 겨냥하는 시장은 이미 비트코인을 들고 있으면서 이전 수단을 찾지 못한 가족들 쪽이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을 상속·증여 설계에 편입하는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다. 거래소 보유분의 상속 절차나 평가 기준을 두고 실무 혼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보험이라는 제도권 수단으로 이 문제를 풀려는 시도가 먼저 나온 셈이다. 민와일의 상품은 전문적 지식을 갖춘 자로 한정된 버뮤다 라이선스 범위에서 제공되므로 국내 일반 소비자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아니다.
기업 소개
민와일의 사명은 누구나 어디서든 세대에 걸쳐 자산을 저축하고 보호하며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민와일 인코퍼레이티드(Meanwhile Incorporated)는 전적으로 비트코인으로 표시되는 최초의 인가 장기보험사인 민와일 인슈어런스 비트코인 버뮤다 리미티드의 모회사다.
민와일은 잭 타운센드와 맥스 개스너(Max Gasner)가 공동 설립했다. 샘 올트먼, 베인 캐피털 크립토, 하운 벤처스, 판테라 캐피털, 아폴로, 노스웨스턴 뮤추얼 퓨처 벤처스, MS&AD, 프레임워크 벤처스, 모건 크릭 디지털, 풀구르 벤처스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민와일 인슈어런스 비트코인 버뮤다 리미티드는 버뮤다 통화청의 인가를 받아 전문적 지식을 갖춘 자(Sophisticated Persons)만을 대상으로 장기보험 사업을 수행한다. 상품은 모든 관할권에서 제공되는 것이 아니며, 허용되는 경우 적절한 인가를 받은 중개인을 통해서만 제공된다. 본 자료는 어떠한 관할권에서도 청약 또는 권유에 해당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