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비즈니스2026. 09. 30.

LS에코에너지, 비중국권 첫 방산용 희토류 사마륨 생산…베트남에 116억 투자

by 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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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30일

LS에코에너지 베트남 생산법인(LSCV) 전경

LS에코에너지 베트남 생산법인(LSCV) 전경

LS에코에너지(대표 이상호)가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방산용 희토류 금속 생산에 뛰어든다. 회사는 116억원을 투입해 베트남에 사마륨(Samarium) 금속 생산시설을 짓는다고 30일 밝혔다.

전투기·미사일에 들어가는 자석의 원료

사마륨 금속은 SmCo(사마륨-코발트) 영구자석을 만드는 핵심 원료다. SmCo 영구자석은 온도가 크게 올라가는 환경에서도 자력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특성을 지녔다. 이 때문에 전투기와 미사일처럼 높은 내열성과 작동 안정성이 요구되는 항공우주·방산 분야에 주로 쓰인다. 유도장치와 레이더, 위성 등 고온과 진동을 동시에 견뎌야 하는 장비에서도 대체재를 찾기 어려운 소재로 꼽힌다.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호찌민 LSCV 부지에 연간 약 240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연간 약 700~1000톤의 SmCo 영구자석을 만들 수 있는 물량이다. 시양산 시점은 오는 12월로 잡혔다.

2027년 미국 규제가 만든 시장

시점을 앞당긴 배경에는 미국의 조달 규제가 있다. 미국은 2027년 1월부터 국방부 조달용 SmCo 영구자석에 적용하는 공급망 규제를 원료 단계까지 확대한다. 완제품 자석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광석과 정련, 분리, 용해 단계까지 거슬러 올라가 규제 대상국 관여 여부를 따지겠다는 뜻이다. 방산 분야에서 비중국 사마륨 공급망의 가치가 급격히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서방권이 확보한 사마륨 재고가 2~3년치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는 규제 시행과 함께 한꺼번에 몰리는데 공급원은 한정돼 있다는 뜻이다. LS에코에너지의 이번 투자가 규제 발효 시점보다 1년 앞서 이뤄진 이유이기도 하다.

라이너스와의 동맹, 첫 결과물

이번 투자는 LS에코에너지와 호주 라이너스(Lynas)의 협력이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는 첫 사업화 사례다. 양사는 지난 7월 각각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상호 인수하며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바 있다.

라이너스는 중국 밖에서 희토류를 분리하고 상업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공급망 구조는 이렇게 짜인다. 라이너스가 희토류 원료를 대고 LS에코에너지가 베트남에서 금속으로 가공한 뒤 LS전선의 영구자석 공장에 넘긴다. 원료에서 금속, 다시 영구자석으로 이어지는 흐름 전체가 중국을 거치지 않는다.

회사는 사마륨에서 멈추지 않는다. 디스프로슘(Dy)과 터븀(Tb),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등으로 희토류 금속 생산 품목을 넓힐 계획이다.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는 “희토류 자원이 부족한 한국도 고부가가치 소재·부품 제조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 소개

LS에코에너지는 전력·통신 케이블과 버스덕트를 만드는 LS그룹 계열사다. 베트남 생산법인 LSCV를 비롯한 해외 거점을 축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실적은 가파르게 올라가는 중이다. 2026년 상반기 매출 6358억원, 영업이익 45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8%, 16.5%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매출 9601억원의 약 66%를 채워 창사 이래 첫 연 매출 1조원 돌파도 시야에 들어왔다.

성장을 이끈 것은 유럽향 초고압 전력 케이블과 버스덕트 같은 고부가 제품의 수출이다. 특히 버스덕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뛰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고 초고층 빌딩 건설이 확대된 영향이다.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로 전력·통신 인프라 수요 자체가 커진 점도 실적을 밀어 올렸다.

회사는 최근 400kV급 초고압 케이블 PQ 테스트를 마치고 유럽과 북미 등 고부가 시장 공략의 폭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희토류 금속 사업이 더해지면서 전선 기업이라는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성장 축을 하나 더 확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