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2026. 07. 20.

LS, 일본 JCR로부터 ‘A0’ 신용등급 획득… 국내 신평사 전망도 일제히 상향

by 임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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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호 | 기자 작성일 2026년 07월 20일

LS그룹 지주회사인 LS(대표 명노현)가 일본을 대표하는 신용평가사 JCR(Japan Credit Rating Agency)로부터 ‘A0(안정적)’ 신용등급을 받았다.

이번 등급 획득은 LS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안정적인 신용도를 공인받았다는 의미다. 회사의 사업 구조와 재무 건전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입증한 결과이기도 하다. 통상 JCR로부터 A0 등급을 받은 국내 기업의 국내 신용도는 AA- 수준인데, LS는 국내 신용등급이 A+임에도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을 인정받은 셈이다.

JCR “핵심 자회사 경쟁력이 경기 방어력으로”

JCR은 평가 보고서에서 LS가 LS전선, LS일렉트릭, LS MnM 등 확고한 시장 경쟁력을 갖춘 핵심 사업 자회사들을 보유하고 있어 경기 변동에 대한 방어력이 뛰어나다고 짚었다. 여기에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전략적인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연결 기준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 이유로 밝혔다.

JCR은 일본 금융청이 지정한 신용평가업자로, 무디스·S&P·피치 등 글로벌 3대 신평사와 함께 아시아 채권시장에서 폭넓게 인용되는 평가기관이다. 국내 기업이 JCR 등급을 확보하면 엔화 표시 채권(사무라이본드) 발행이나 일본계 금융기관과의 대출 약정 등에서 조달 조건을 개선할 여지가 커진다. 해외 자금 조달 경로를 다변화하려는 기업들이 JCR 평가를 별도로 받는 이유다.

국내 3대 신평사도 등급 전망 일제히 상향

LS는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도 등급 전망 상향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함께 받았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지난 6월 말 LS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으며, 이번 전망 변경은 향후 신용등급 자체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상향 배경은 전력 인프라 수요

JCR과 국내 신평사들이 공통으로 꼽은 상향 요인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른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이었다.

특히 LS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분야의 우수한 시장 지위와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평가받았고, LS일렉트릭은 전력기기 부문의 글로벌 수익성 증가를 인정받았다.

재무 지표도 뒷받침됐다. 국내 신평사들은 LS의 순차입금 대비 실질현금창출력이 2025년 말 기준 4.3배 수준을 기록하는 등 재무 건전성 지표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적으로 확인된 체력

이번 평가는 LS가 최근 거둔 실적과 맞물려 있다. LS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1조8250억원, 영업이익 1조5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5% 늘어난 사상 최대치이며,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으나 2년 연속 1조원대를 지켰다.

그룹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규모는 더 커진다. LS그룹은 2025년 12개사 합계(내부회계 기준) 매출 45조7223억원, 영업이익 1조4884억원을 올려 2003년 그룹 출범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계열사별로도 성과가 뚜렷했다. LS일렉트릭은 연결 기준 매출 4조9622억원, 영업이익 4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9.6% 증가하며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LS전선은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를 늘리며 매출과 이익이 함께 늘었고, LS MnM은 금속·황산 제품의 수익성 강화와 미국 시장 진출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대비 23.3% 성장했다.

전력 슈퍼사이클이라는 배경

LS의 신용도 개선은 개별 기업의 사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배경에는 전력 인프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수요 확대가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송배전 설비 투자가 몰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력망의 상당 부분이 25년 이상 된 노후 설비여서 초고압 변압기·배전반·차단기 등 핵심 기자재의 교체 및 증설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이다. 가스터빈이나 초고압 변압기처럼 진입장벽이 높은 품목은 이미 공급 부족이 나타나며 납기가 과거 대비 크게 길어졌다.

초고압 케이블 시장 역시 일시적 호황을 넘어 구조적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해상풍력 확대 정책이 겹치면서 초고압 송전설비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확보한 대규모 수주잔고는 이런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다.

조달 여건 개선 효과

이번 JCR 등급 획득이 갖는 실질적인 의미는 자금 조달 측면에 있다. 국내 신용도 대비 높은 해외 등급을 확보하면 해외 채권 발행이나 일본계 금융기관 차입에서 금리 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전력 인프라 사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와 장기 프로젝트가 뒤따르는 만큼, 조달 비용을 낮추는 일은 곧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국내 신평사들의 전망 상향 역시 향후 실적 흐름이 유지될 경우 등급 자체가 A+에서 한 단계 올라설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로 해석된다.

기업 소개

LS는 2003년 LG그룹에서 분리돼 출범한 LS그룹의 지주회사다. 전선·전력기기·자동화·비철금속 소재를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으며, 주요 자회사로 초고압·해저케이블을 생산하는 LS전선, 전력기기와 자동화 솔루션을 담당하는 LS일렉트릭, 동제련 및 비철금속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LS MnM 등을 두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종목코드 006260)로, 대표이사는 명노현 부회장이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