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26일
이재명 대통령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를 연이어 문제 삼으며 매물 유도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매물 잠김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거주 1주택자까지 규제 범위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 세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도 결정을 미루는 관망 심리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장기'보유'특별공제 → 장기'거주'특별공제 전환 가능성
26일 관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에 "1주택을 보호하려면 실거주기간에 대한 양도세 감면은 필요하지만, 살지도 않으면서 투자용으로 사 오래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더구나 고가주택에) 양도세를 깎아주는 건 주거보호정책이 아니라 '주택투기조장정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1주택자의 주거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비거주 보유기간에 대한 감면을 축소하고 그만큼 거주 보유기간에 대한 감면을 더 늘리는 게 맞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18일 장특공제의 단계적 폐지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나온 추가 메시지로, 정책 방향을 보다 구체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이 대통령은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번 돈에 대해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대폭 깎아 주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장특공은 12억원 초과 1주택자에 대해 10년 거주 후 매도 시 양도세를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하는 제도다. 이번 발언의 핵심은 장특공을 단순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 공제는 줄이고, 거주기간 감면은 늘리는' 구조로 재편하겠다는 데 있다. 현행 제도는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을 따로 계산해 공제율을 적용한다. 10년을 채우면 보유 40%, 거주 40%를 합쳐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받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정책이 매물 유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한다.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까지 매도 압박 범위를 넓혀 거래를 활성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특히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 여부를 고민하던 보유자들에게 추가적인 세제 신호가 더해진 상황이다.
쟁점은 비거주 1주택자를 어디까지 투기 수요로 볼 것이냐다. 실거주 중심으로 제도를 재편하더라도 직장 이동, 자녀 교육, 가족 돌봄 등 불가피한 사유로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같은 잣대로 묶을 경우 조세 저항과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권대중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를 일괄적으로 투기 세력으로 보는 접근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며 "직장 이동이나 가족 돌봄 등 다양한 사유로 실거주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어떤 기준으로 투기 여부를 판단할 것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거주 전환하려 임차인 내보낼 수도… 전월세난 우려
정책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단기적으로는 비거주 1주택자 일부가 세제 개편 전에 매도에 나서며 일부 매물이 늘 수 있지만, 반대로 거주기간을 채우기 위해 매도를 미루거나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 실거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어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비거주 1주택자 가운데 일부는 세제 변경 전에 매도에 나설 수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거주기간을 채우기 위해 매도를 미루는 움직임도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매물을 강제로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매물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비거주 1주택자가 매도 대신 실거주를 선택할 경우 기존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임대시장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김 소장은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면 기존에 임대를 놓던 물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전월세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 개편의 영향은 고가 주택이 몰린 핵심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장특공이 12억원 초과 고가 1주택의 양도차익에 적용되는 구조인 만큼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에서 체감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거주 중심 과세가 강화되면서 투자 목적의 다주택 보유는 어려워지는 반면, 핵심 입지에 한 채를 보유하며 직접 거주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장특공은 12억원 초과 고가 주택에서 양도차익이 크게 발생할 때 영향을 미치는 구조인 만큼 실제 영향은 강남권 등 핵심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거주 중심 과세가 강화되면서 핵심 지역 선호가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