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비즈니스2026. 04. 30.

LG엔솔, BMW와 10조 원대 46시리즈 공급 계약…ESS·원통형 ‘쌍끌이’ 흑자 전환 시동

by 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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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아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30일

올해 1분기 2,000억 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이 2분기부터 곧바로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했다. 회사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는 동시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를 앞세운 글로벌 완성차 수주를 강화하며 불황 터널 탈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BMW에 약 10조 원 규모의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 모멘텀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BMW 10조 원대 계약, 46시리즈 흥행 신호탄

3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BMW와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계약 금액 규모는 10조 원이 넘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이 BMW의 순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첫 사례로, 양사 협력 관계가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중심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플랫폼 협력으로 확장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46시리즈는 지름이 46㎜인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으로, 기존 2170(지름 21㎜·길이 70㎜) 배터리 대비 사이즈 당 에너지 용량 및 출력이 5배 이상 높은 고성능 제품이다. 차량 한 대당 셀 개수를 줄여 패키징 효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빠른 충전과 긴 주행거리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어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테슬라·리비안·벤츠로 이어진 수주 행렬

LG에너지솔루션은 BMW에 앞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제조사(OEM)와 잇단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해 왔다. 중국 체리자동차와는 6년간 약 8기가와트시(GWh)의 공급 계약을, 미국 리비안과는 5년간 약 67GWh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메르세데스-벤츠와도 총 150GWh 이상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한 상태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길어지는 상황에서도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R&D)과 투자를 일관되게 끌고 온 결과가 글로벌 OEM 수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수주 모멘텀을 발판 삼아 전기차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유럽 등 지역에서 프리미엄 및 중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1Q 적자 4,000억… IRA 보조금 제외 흑자 전환 목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올해 1분기 2,078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보조금을 제외하면 적자 규모는 약 4,000억 원에 달한다.

회사는 올해 IRA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4,000억 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단숨에 상쇄할 수 있는 영업이익을 만들어내겠다는 뜻으로, 2분기부터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와 ESS 신규 수주 확대를 양대 축으로 잡고 흑자 전환 동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창·애리조나·폴란드, 글로벌 46시리즈 생산 거점 구축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역량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지난해 말부터 46시리즈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올해 말부터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46시리즈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애리조나 공장에서는 4680부터 46120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46시리즈를 양산할 계획이다.

유럽 원통형 라인 확보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북미뿐 아니라 유럽 고객사들의 현지 수요도 감안해 장기적으로 폴란드 내 원통형 생산능력(캐파·CAPA) 확보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SS 매출 비중 30%대 진입… AI 데이터센터가 견인

ESS 사업 전환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본격화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핵심 수요처를 중심으로 ESS 신규 수주를 빠르게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창실 CFO는 “지난해 10% 미만이었던 ESS의 매출 비중은 현재 20% 중반 수준”이라며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연말까지 30% 중반 이상으로 비중을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SS는 전기차 캐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데다 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 시장의 동시 성장으로 안정적인 마진 확보가 가능한 영역으로 평가받는다.

캐즘 속 ‘체질 개선’… 차세대 배터리·ESS 동시 가속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흑자 전환 로드맵을 “캐즘 구간에서의 체질 개선 시나리오”로 해석한다. 단기 실적 부진을 감수하면서도 차세대 배터리 R&D와 ESS 사업 확장에 자원을 집중한 결과, 46시리즈 글로벌 수주와 ESS 비중 확대라는 두 축이 동시에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BMW와의 10조 원대 계약은 단순한 매출 기여를 넘어, ‘LG엔솔=46시리즈 표준’이라는 시장 인식을 굳히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향후 추가 글로벌 OEM과의 신규 계약, 미국·유럽 현지 생산 확대, ESS 부문의 고마진 신규 수주가 동시에 맞물리면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반등 속도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