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2026. 05. 01.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 통합돌봄법 시행 1개월 평가 세미나 개최

by 권도현 (기자)

#사회문화#건국대#통합돌봄법#시민정치연구소#보건복지#지역사회

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30일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 통합돌봄법 세미나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가 4월 30일 서울캠퍼스 상허연구관에서 개최한 ‘통합돌봄법 시행 1달 평가 세미나’ 현장.

건국대학교(총장 원종필) 시민정치연구소가 지난 4월 30일 건국대 서울캠퍼스 상허연구관에서 ‘통합돌봄법 시행 1달 평가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이번 자리에서는 2026년 3월 전국 단위로 시행된 통합돌봄법의 한 달간 운영 성과와 함께, 일선 현장이 마주한 한계와 향후 정책 과제가 폭넓게 다뤄졌습니다.

통합돌봄법 시행 1개월, 현장의 평가

세미나에는 보건복지·사회복지 전문가, 지자체 실무자, 학계 연구진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참석자들은 통합돌봄법이 ‘제도 도입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전환되는 시점’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시행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정책의 잠재력과 한계가 동시에 드러났다는 평가가 잇따랐습니다.

특히 현장에서는 제도 안착에 필요한 인프라가 따라잡지 못하는 문제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정책 수요 자체는 빠르게 확인되고 있지만, 이를 받아낼 행정·의료 자원이 부족해 일부 지역에서 운영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시범사업 대비 4.6배 급증한 신청 수

발제를 맡은 이재철 진천군 통합돌봄팀장은 시행 직후의 폭발적 수요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습니다. 그는 “시행 초기임에도 서비스 신청이 급증해 정책 수요가 확인됐다”며 “2주 만에 약 9000명이 신청해 시범사업 대비 4.6배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수요 폭증은 그동안 분절적으로 제공돼 온 노인·장애인 돌봄 서비스가 통합 모델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누적돼 온 잠재 수요가 한꺼번에 표출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다만 이재철 팀장은 “지자체 인력 부족과 방문진료 등 의료 인프라 미비로 현장에서는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빠른 수요 증가에 비례한 자원 확충이 시급함을 강조했습니다.

핵심 과제: 통합 케어매니지먼트 체계 구축

배지영 한국보건복지인재원 교수는 통합돌봄의 핵심 과제로 ‘전달체계 구축’을 꼽았습니다. 그는 “단순히 대상자 수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욕구조사부터 서비스 연계, 사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통합적 케어매니지먼트 체계가 중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배 교수는 또한 “성과평가 역시 실적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서비스 이용자 수만을 기준으로 한 평가는 통합돌봄의 본질인 ‘이용자 중심 케어’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지적입니다. 실적 위주의 평가가 정책의 방향성을 좌우할 경우, 지자체가 양적 성장에 매달리며 정작 질적 서비스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다층적 거버넌스가 성패 좌우

송해란 서울시사회복지재단 연구위원은 통합돌봄의 성공 조건으로 다층적 거버넌스를 제시했습니다. 송 위원은 중앙정부와 광역·기초자치단체 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지역 간 재정 및 서비스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통합돌봄이 본질적으로 ‘지역 단위에서 설계되고 집행되는’ 정책이라는 점을 반영한 진단입니다. 같은 통합돌봄법 아래에서도 지역의 재정력, 인력, 의료 인프라에 따라 실제 서비스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조정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향후 추진 과제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향후 과제로 다음 네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 전담 인력 확충
  • 지역 맞춤형 서비스 개발
  • 공공-민간 협력 강화
  • 성과 기반 평가체계 구축

특히 전담 인력 확충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습니다. 현재 일선 시·군·구 단위에서 통합돌봄 업무를 맡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신청자 폭증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참석자들은 “2026년은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결정적 시기”라며, 제도의 성패는 현장에서 안정적인 전달체계를 얼마나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통합돌봄법이란?

통합돌봄법은 노인,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 자신이 살던 지역사회에서 의료·요양·복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입니다. 기존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장애인활동지원, 의료급여 등 서비스가 부처별·법령별로 분리돼 있어 이용자가 직접 여러 창구를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었습니다.

통합돌봄법은 이런 분절성을 극복하기 위해 케어매니저가 이용자의 욕구를 종합 평가한 뒤,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연계해주는 ‘원스톱 모델’을 지향합니다. 시범사업을 거쳐 2026년 3월 전국 시행에 들어갔으며, 시행 초기부터 신청이 폭증하면서 운영 인프라 확충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의 역할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는 시민사회·복지·정치 분야의 학제 간 연구를 통해 정책 대안을 제시해 온 연구기관입니다. 이번 세미나는 통합돌봄법 시행 한 달이라는 시점에 맞춰 정책 운영의 객관적 평가와 과제 도출을 시도한 자리로, 학계와 현장이 머리를 맞대 향후 정책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