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 | 기자 작성일 2026년 08월 28일

키오시아와 샌디스크가 정부 지원을 전제로 2032년까지 일본에 3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키오시아 홀딩스(Kioxia Holdings Corporation, TOKYO: 285A)의 자회사인 키오시아 코퍼레이션(Kioxia Corporation)과 샌디스크 코퍼레이션(Sandisk Corporation, NASDAQ: SNDK)이 정부 지원을 전제로 일본에 총 310억달러 이상(약 5조엔)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2032년까지 이어지는 이번 투자는 전 산업을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합작사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두 회사의 파트너십을 한층 더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양사의 협력 관계는 수십 년에 걸쳐 NAND 플래시 메모리 혁신을 견인해 왔으며, 지난 25년간 일본에만 500억달러 이상(약 9조엔)을 쏟아부었습니다. 키오시아와 샌디스크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중심 시대로 접어들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저장장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선도적인 기술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욧카이치·기타카미 두 축으로 생산 확대
시장 흐름에 발맞춘 이번 투자는 욧카이치 공장과 기타카미 공장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관련 인프라와 기술 투자도 폭넓게 뒷받침될 예정입니다. 두 회사는 각각 수년에 걸쳐 의미 있는 비트(bit) 성장을 이끌어 내는 한편, 혁신적인 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향한 강력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확보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약속을 바탕으로, 이번에 공개된 투자는 합작사업의 장기적인 성공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최첨단 플래시 메모리 혁신을 대규모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기타카미 공장에는 플래시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신규 설비가 들어설 예정으로, 가동 시점은 2029년 4월 시작되는 회계연도로 잡혀 있습니다.
경영진이 밝힌 투자 배경
키오시아 사장 겸 최고경영자 오타 히로오(Hiroo Ota)는 “이번 공동 투자는 샌디스크와의 오랜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 AI 주도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려는 키오시아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며 “키오시아는 AI 주도 사회의 성장에 필수적인 고용량, 고성능, 전력 효율이 높은 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에 계속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보내준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더욱 강화하는 데 있어 정부의 지속적인 전략적 지원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샌디스크 코퍼레이션 회장 겸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괴켈러(David Goeckeler)는 “샌디스크와 키오시아는 수십 년 동안 세계적 수준의 NAND 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공동 개발해 왔다”며 “당사의 사업 전략 및 재무 가이던스에 부합하는 이번 투자 계획은 당사 기술에 대한 고객의 증가하는 수요를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업을 운영하는 지역사회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 미·일 경제 협력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5년 이어진 합작사업, 2034년까지 연장
이번 투자는 다카이치 정부의 경제정책 목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위한 첨단 제조 역량을 확대함으로써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 분야를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안보 및 산업 육성 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셈입니다.
앞서 지난 1월, 키오시아와 샌디스크는 키오시아 욧카이치 공장의 합작사업 체제를 2034년 12월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25년 이상 이어져 온 이 합작사업을 통해 두 회사는 플래시 기반 메모리 웨이퍼의 개발과 제조 전반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는 오랜 파트너십이 지닌 저력과 함께, 대규모 AI 기반 스마트 제조를 활용해 첨단 3D 플래시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AI가 끌어올린 NAND 시장, 사상 최대 규모
이번 투자 결정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확산이 촉발한 메모리 수요 급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글로벌 NAND 플래시 시장 매출은 46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서버용 엔터프라이즈 SSD(eSSD)가 전체 NAND 시장의 43%를 차지했으며, 연말까지 이 비중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데이터센터가 AI 학습·추론용 대용량 저장장치를 대거 채택하면서 낸드플래시가 D램에 이어 또 하나의 핵심 병목 자원으로 부상한 것입니다.
키오시아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6년 NAND 생산 물량을 이미 완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데이터센터용 CM10 엔터프라이즈 SSD를 상용화해 PCIe 6.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겨냥한 UFS 5.0 메모리 양산도 2026년 말을 목표로 준비 중입니다. 앞서 2025년 6월에는 2029년까지 NAND 플래시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중장기 사업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310억달러 투자는 이러한 청사진을 구체화하는 실행 단계로 해석됩니다.
삼성·SK하이닉스와의 3위 경쟁 구도
글로벌 NAND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위권을 형성한 가운데, 3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합니다. 2026년 1분기 기준 키오시아는 13.9%의 점유율로 삼성전자(31.6%)와 SK하이닉스(17.6%)에 이어 3위에 올랐으며, 마이크론·샌디스크·YMTC 등과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키오시아와 샌디스크가 합작 생산 체제를 통해 사실상 하나의 제조 축을 공유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규모 투자는 상위 업체와의 생산능력 격차를 좁히려는 전략적 승부수로 볼 수 있습니다.
두 회사는 웨이퍼 개발과 생산은 공동으로 진행하되 완제품 시장에서는 각자 경쟁하는 독특한 협력·경쟁 구조를 유지해 왔습니다. AI 스토리지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이번 투자가 두 회사의 기술 리더십과 시장 지위를 어떻게 재편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업 소개
키오시아는 플래시 메모리와 SSD 분야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2000년대 초부터 샌디스크와의 합작사업을 통해 3D 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일본 욧카이치와 기타카미에 대규모 제조 거점을 두고 있으며, 데이터센터·모바일·자동차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메모리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샌디스크는 30년 이상의 혁신 역사를 지닌 플래시 스토리지 전문기업으로, 소비자용 메모리카드와 SSD부터 데이터센터용 대용량 저장장치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키오시아와의 오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NAND 플래시 웨이퍼 개발·제조 역량을 공동으로 축적해 왔으며, AI 시대의 데이터 저장 수요에 대응하는 고성능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