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14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제조가 단일 모델 방식을 넘어 여러 AI가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14일 '생성형 AI에서 에이전틱 AI로: 자율제조를 위한 AI 에이전트 시스템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최근 AI 기술 발전으로 생산 현장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까지 수행하는 '자율제조'가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CES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기반 '피지컬 AI'와 24시간 자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AI 비서 '오픈클로' 사례를 들어, AI가 단순 보조 역할을 넘어 실제 작업을 맡는 단계로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전틱 AI, 자율제조의 핵심
보고서는 이런 흐름의 핵심으로 '에이전틱 AI'를 지목했다. 기존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는 데 그쳤다면,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한 뒤 실행까지 이어가는 방식이다. 작업 중 문제가 발생하면 스스로 수정하고 재시도한다.
자율제조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역할이 분화된 여러 AI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생산 목표를 수립하는 '마스터 에이전트', 작업을 배분·조정하는 '오케스트레이터', 소프트웨어 작업을 처리하는 'LAM', 로봇 등 물리적 작업을 담당하는 'VLA'가 협력하는 멀티 에이전트 구조가 제시됐다.
정책 방향 전환 촉구…'골든타임' 경고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AI 자율제조 정책(M.AX)은 공정별로 개별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이런 방식으로는 생산 현장에서 AI 간 협력이 어렵다며 멀티 에이전트 기반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이 2027년 이후로 예정된 만큼, 그때까지 기다리다가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며 오픈소스 AI 모델의 적극적인 활용을 권고했다.
김태영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AI 자율제조는 기술 하나를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라 산업 구조 전체를 바꾸는 일"이라며 "AI 간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통신 체계와 보안 설계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