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희 | 기자 작성일 2026년 06월 10일
KB국민은행(은행장 이환주)이 국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반 달러화 디지털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이번 발행은 전통적인 채권 발행 절차를 블록체인 위에서 처리한 국내 은행 최초의 사례로, 국내 금융권의 디지털 자산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2년 만기 1억달러 규모, HSBC 단독 주간사로 발행
이번 디지털 채권은 HSBC가 단독 주간사로 참여해 2년 만기 1억달러 규모로 발행됐습니다. 디지털 채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발행·등록·거래·결제 등 채권 업무 전 과정을 처리하는 채권입니다. 기존 채권과 비교해 결제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고, 중간 단계의 수작업을 줄여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힙니다.
발행 플랫폼으로는 HSBC의 디지털 자산 플랫폼인 HSBC Orion이 활용됐습니다. 이번 채권은 홍콩금융관리국(HKMA) 산하 중앙예탁결제기구(CMU)가 운영하는 청산 및 결제 시스템과 연계돼 있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식 결제 인프라 위에서 거래됩니다.
홍콩 '디지털 채권 보조금 제도' 활용해 비용 절감
KB국민은행은 이번 발행 과정에서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디지털 채권 시장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운영하는 '디지털 채권 보조금 제도(Digital Bond Grant Scheme)'를 활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일부 발행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콩은 최근 디지털 채권 발행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발행 기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KB금융 '전환과 확장' 전략의 연장선
이번 발행은 KB금융그룹의 '전환과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됐습니다.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금융 인프라 구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입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및 송금 기술 검증을 완료하는 등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확대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번 디지털 채권 발행 역시 이러한 디지털 금융 전환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입니다.
특히 이번 발행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자금조달 경험을 확보하고 글로벌 투자자 기반 확대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디지털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빨라지는 글로벌 디지털 채권 시장
KB국민은행이 활용한 HSBC Orion은 2023년 출범한 이후 전 세계에서 35억달러 이상 규모의 디지털 채권 발행을 지원해 온 플랫폼입니다. 영국 재무부가 디지털 국채 발행 시범 사업의 플랫폼 사업자로 HSBC Orion을 선정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 채권 인프라의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채권 발행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최초로 1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채권을 조달한 바 있으며, 공공기관 중에서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채권을 발행해 2억달러를 조달했습니다. 여기에 은행권 최초 사례인 KB국민은행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금융권 전반에 디지털 채권 도입이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디지털 채권 발행은 미래 금융 인프라로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 자금조달에 적용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금융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업 소개
KB국민은행은 KB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국내 최대 수준의 고객 기반을 보유한 시중은행입니다. 최근에는 한국은행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거래 테스트인 '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하고,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써클(Circle)과 협력을 추진하는 등 CBDC·스테이블코인·디지털 채권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자산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