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윤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02일
전남 여수 돌산읍에서 모시떡 공장을 운영하는 박은숙 해오름푸드 대표(47)가 농업에서 출발해 가공·유통·가맹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한 청진 출신 새터민인 그가 작은 떡집에서 시작한 사업은 이제 전국 가맹점과 해외 수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사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가격은 떨어지고, 때로는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도 반복됐죠. 그래서 '가공까지 갈 수 있는 품목'이 늘 숙제였습니다."
모시떡과의 만남이 바꾼 인생
박 대표는 남한 정착 이후 처음에는 북한 고향 음식 '영채김치' 사업화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낯선 맛으로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접어야 했습니다. 전환점은 모시떡이었습니다. 우연히 먹어본 모시떡의 맛과 식감에 매력을 느끼면서 직접 모시를 재배해 떡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광주 지역 떡집에서 3개월간 무급으로 일하며 기술을 익혔고, 차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모시떡을 먹어보니 색도 독특하고 건강한 맛이 나서 '이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산물은 결국 가공이 붙어야 안정적인 수익이 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공장 설립과 가맹 확장
고객이 늘면서 "떡을 받아 판매하고 싶다"는 요청이 이어졌고, 박 대표는 40평 규모 공장을 임대해 제조시설을 갖추는 데 약 1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특히 식품 제조에 필수인 해썹(HACCP) 인증 과정이 가장 큰 고비였습니다. "컨설팅 담당자가 '울면서까지 인증 준비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할 정도였다"고 회상할 만큼 험난한 과정이었습니다.
해오름푸드는 단순 떡집을 넘어 '재배~가공'이 결합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공장 인근 약 2,000평 규모의 모시밭에서 수확한 원재료를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하며, 2024년 공장을 본격 가동해 생산 체계를 안정화했습니다. 현재 전국에 9~10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며, 직원 7명 규모로 생산·물류·가맹 관리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습니다.
K먹거리로 해외 시장 도전
모시송편과 찹쌀떡 등을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으며, 기피·흑임자·녹두 등 다양한 모시송편 라인업을 갖췄습니다. 일부 제품은 미국과 호주 등 해외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매출은 창업 초기 1억원대에서 최근 약 1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브랜드명 '모시보드레'는 '보드레하다'에서 따온 순우리말로, 부드러운 식감을 강조한 이름입니다. 특허청으로부터 우리말 상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박 대표는 "3~5년 안에 가맹점을 30개 정도까지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50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며 "폐업 없이 모두가 오래 함께 먹고살 수 있는 매장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