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비즈니스2026. 04. 27.

유럽 전기차 반등에 K배터리 숨통…SK온·LG엔솔·삼성SDI 가동률 회복

by 한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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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27일

유럽에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도 기나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터널을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한 데다, 산업가속화법(IAA) 등 역내 생산에 대한 정책이 강화되면서 중국의 공세가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연합(EU) 내 배터리 전기차 신규 판매량은 54만 6937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판매량(41만 2997대) 대비 32.4% 증가한 수치다. 전체 차량 판매량이 1년 전보다 약 4% 오른 것과 비교하면 전기차 판매량이 유독 크게 뛴 것이다. 전체 차량 중 전기차 신규 등록 비중도 같은 기간 15.2%에서 19.4%로 올랐다.

이 같은 수요 증가는 중동 사태 이후 고유가로 유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유럽 내 전기차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두바이유 및 브렌트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4%, 39% 폭등했다.

K배터리 가동률 회복세

그동안 전기차 시장 침체로 국내 배터리 업계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는데, 최근 들어 수요 회복에 힘입어 가동률이 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의 헝가리 코마롬 2공장은 최근 가동률이 80%대로 올라섰고, 이반차 소재 공장도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최근 수십조 원대의 글로벌 완성차 수주를 따내며 향후 수년간 유럽 생산기지에서의 일감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메르세데스-벤츠와 지난해부터 고성능 모델용 원통형 배터리와 중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등을 포함해 25조 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했고, 올해부터 폴란드 공장에서 르노향 LFP 배터리 양산에도 돌입했다.

삼성SDI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최대 10조 원대 다년간 계약을 최근 맺었다. 헝가리 공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전기차에 들어갈 고성능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IAA로 중국 견제…한국 배터리 3사 수혜 전망

유럽의 정책 변화도 국내 배터리 업계에 호재로 꼽힌다. EU는 지난달 발표한 IAA에서 유럽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셀·모듈·팩·양극재·분리막·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핵심 부품 중 최소 3개 이상이 유럽 내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조건을 명시했다.

그동안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미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중국 업체들은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해왔다. 이에 CATL과 비야디(BYD)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글로벌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반면, 국내 업체들은 점유율이 떨어져왔다. EU가 IAA 시행으로 중국 의존도 낮추기에 나서면서, 유럽에서 대규모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한국 배터리 3사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