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윤 | 기자 2026년 02월 26일

정리습관 정창은 대표
이사하면 짐을 어디에 둘지 막막하고, 인테리어 후엔 새 공간에 익숙하지 않아 물건이 쌓인다. 아이가 태어나면 각종 아기 용품이 쏟아진다. 그때마다 정리에 나서지만 며칠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정창은 정리습관 대표가 발견한 시장의 핵심 문제였다. 정리를 못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정리 시스템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것. 그는 정리를 "생활 구조를 재설계하는 영역"으로 바라보고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 기반 원클릭 견적 시스템
기존 정리 업체 대부분은 방문 견적이 필수다. 집을 미리 공개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 현장에서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 견적을 위해 시간을 비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정 대표는 사진 업로드 기반의 '원클릭 견적'을 개발했다. 공간 유형, 물량, 난이도, 동선 구조를 기준으로 견적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정 대표는 "공간을 데이터로 해석한다. 감으로 가격을 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표준 없는 시장에서 기준을 세우다
창업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시장에 표준이 없다는 것이었다. 가격은 제각각이고, 서비스 범위와 품질 기준도 들쑥날쑥했다. 정 대표는 오히려 기회로 봤다. 부가세와 식대까지 포함한 투명 가격 정책을 도입하고, 100% 경력자 구조(평균 경력 5.3년)로 팀을 구성했다.
기존 업체들과의 가장 큰 차이는 세 가지다. 데이터 기반 사전 가격 산정, 구조 설계 중심 접근, 공간별 전문 매니저 구조다.
완벽보다 유지 가능한 구조 우선
정리가 다시 흐트러지는 이유는 대부분 의지 부족이 아니라 구조 과부하다. 너무 정교하게 설계하면 오히려 유지가 어렵다. 정리습관은 유지 난이도를 낮추는 설계를 우선시한다.
기억에 남는 사례로는 아이방 정리 이후 아이가 스스로 물건 위치를 이해하고 정리를 반복하기 시작한 경우가 있다. 그 아이의 부모는 "정리가 아니라 아이 습관을 설계해주셨네요"라는 소감을 남겼다.
연매출 8억, 4배 성장 목표
2025년 연매출은 약 8억원으로 전년 대비 2.5배 성장했으며, 2026년에는 4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드 투자는 소풍벤처스, 씨엔티테크, 다날투자파트너스-코맥스벤처스로부터 유치했다.
정 대표는 "정리습관은 정리 서비스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공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활 구조를 설계하는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