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진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18일
이스라엘이 이란 안보 수장 등 지도부 주요 인사들을 잇달아 제거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것이 이란 정권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알리 라리자니 사무총장이 그의 아들, 경호원들과 함께 "순교했다"며 그의 사망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전날 라리자니와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바시즈 민병대장을 각각 표적 공습으로 제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라리자니의 사망은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공격에서 제2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한 이후 이란 지도부에 가해진 또 하나의 치명적인 타격입니다. 하메네이 사후 국정 운영을 주도해온 라리자니의 죽음으로 이란 지도부의 지휘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스라엘군은 기자회견에서 이란 새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제거 대상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란 정권 자체의 붕괴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전 이스라엘군 정보 장교이자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소(INSS) 연구원인 대니 시트리노비치는 "라리자니의 죽음이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흔들 수는 있지만 이란 정권을 심각하게 손상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도부 제거 전략에는 한계가 있으며, 전략 전체를 그것 하나에만 의존해 세울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천 차례의 공습에도 이란 정권은 군과 방위 산업, 보안 조직의 핵심 기능을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 석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는 데 성공한 상태입니다. 이란은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약 19만 명의 현역 전투 인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지도부가 제거되더라도 후계 구도가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정권 교체는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실용파'로 분류됐던 라리자니가 제거되면서 이란 정권이 더욱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국장은 "라리자니 사후에는 더 강경하고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