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우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27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유지보수(ADM) 전 과정에 끌어들이며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사업 연속성에 필요한 통제력은 놓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AI 중심 기술 연구 및 자문 기업인 인포메이션 서비시스 그룹(Information Services Group, 이하 ISG, 나스닥 III)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한 ‘2026년 ISG 프로바이더 렌즈 AI 기반 ADM 서비스(ISG Provider Lens® AI-Driven ADM Services)’ 보고서를 발표하고, 역내 조직들이 AI를 활용해 ADM 체계를 재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특정 기술의 도입 여부를 묻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AI를 애플리케이션 수명 주기 안에 어떤 방식으로 자리 잡게 할 것인지를 다룬다. 개발 단계에서 코드를 빨리 만들어내는 것과, 그 코드가 수년간 돌아가는 시스템 안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다른 과제다. ISG는 아시아태평양 기업들이 두 목표를 동시에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복잡해진 IT 환경, 현대화 압력이 커졌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마주한 IT 환경 자체가 이전보다 훨씬 복잡해졌다는 점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레거시 애플리케이션과 패키지 플랫폼,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스템이 한 조직 안에 공존하고, 여기에 AI 기반 비즈니스 워크플로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서로 다른 세대의 기술이 겹겹이 쌓인 환경을 동시에 현대화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런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들이 제공업체에 요구하는 조건도 달라졌다. 단순히 엔지니어링 역량, 즉 개발 인력을 붙여주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배포(delivery)의 재사용성과 속도, 신뢰성을 실제로 개선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
속도와 감독 체계를 함께 요구
마이클 게일(Michael Gale) ISG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겸 지역 총괄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조직들은 더 빠르고 더 안정적이며 전적으로 책임 소재가 명확한 애플리케이션 변화를 필요로 한다”며 “이들은 보안, 추적 가능성, 품질에 대한 명확한 감독을 유지하면서 소프트웨어 수명 주기 전반에 AI를 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도만 앞세우지 않는다는 점이 이번 보고서가 짚은 핵심 대목이다. AI가 만들어낸 코드와 변경 이력을 누가 어떤 근거로 승인했는지 추적할 수 있어야 하고, 보안 기준을 통과해야 하며, 품질 검증 체계도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품질 보증의 위상이 달라졌다
판디아 애널리스트가 언급한 ‘통합된 수명 주기’는 조직 구조와도 맞물리는 문제다. 그동안 개발과 유지보수, 품질 보증은 담당 조직과 계약이 따로 나뉘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AI가 코드 생성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검증 단계가 병목으로 드러나자, 세 영역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운영하려는 요구가 커졌다. ISG가 이번 보고서에서 애플리케이션 품질 보증을 별도 쿼드런트로 두고 평가한 배경도 여기에 닿아 있다.
운영에서 얻은 데이터를 다시 개발 우선순위에 반영하는 구조 역시 같은 맥락이다. 어떤 기능에서 장애가 반복되는지, 어떤 모듈이 변경 비용을 키우는지를 운영 지표로 파악한 뒤 개선 과제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보고서가 “운영 인사이트를 활용해 애플리케이션 개선을 설계”하는 제공업체를 기업들이 찾고 있다고 짚은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인도 중심 오프쇼어에서 현지 밀착형으로
딜리버리 지형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인도는 여전히 역내 주요 엔지니어링 및 딜리버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은 단순한 오프쇼어 아웃소싱(해외 외주)에 의존하기보다, 현지 비즈니스 환경에 맞춘 ADM 서비스를 갈수록 더 선호하는 추세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동남아·호주·뉴질랜드에서 커지는 수요
특히 동남아시아와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현지 협업과 규제 이해도, 비즈니스 근접성, 산업별 특화 딜리버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 주권과 금융·공공 부문 규제가 국가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환경에서, 해당 시장의 규제 맥락을 아는 팀이 가까이 붙어 일하는 방식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요구사항 분석부터 릴리스까지, 전 공정에 AI
AI 적용 범위는 코드 작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들은 요구사항 분석, 코드 생성, 문서화, 테스트, 개선 및 릴리스 준비도를 포함한 ADM 업무 전반에 AI를 내장하고 있다. 개발 수명 주기의 앞단과 뒷단 모두에 AI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운영 단계로 확장되는 AIOps와 자가 치유
운영 영역의 변화도 뚜렷하다. 기업들은 옵저버빌리티(observability)와 IT 운영을 위한 AI(AIOps), 지식 자동화, 자가 치유(self-healing) 개념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운영을 더욱 사전 주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장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조짐을 먼저 포착해 조치하는 방식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흐름이다.
지속적 테스트와 예측 품질 분석
배포 속도가 빨라질수록 릴리스 안정성 확보가 과제로 남는다. 기업들은 이를 위해 지속적 테스트와 AI 기반 테스트 생성을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또한 CI/CD 프로세스와 API, 패키지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플랫폼 전반에서 소프트웨어를 검증하기 위해 예측 품질 분석을 도입하고 있다.
기술 부채와 레거시 의존, 단계별로 푼다
아태 지역 내 다수의 조직은 애플리케이션을 진화시키는 과정에서 기술 부채와 레거시 시스템 의존도, ERP 통합, 하이브리드 인프라 등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오래 운영해온 시스템일수록 업무 규칙이 코드 안에 흩어져 있어 한 번에 걷어내기 어렵다.
해결 방식은 단계적 접근이다. 기업들은 선별된 워크로드를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키텍처로 이전하기 전에 포트폴리오를 평가하고, 단계별 현대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애플리케이션과 운영 모델이 변화하는 동안 비즈니스 핵심 시스템을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ISG는 이러한 고려 사항이 금융서비스와 제조, 통신, 인프라, 모빌리티, 자산 집약적 부문 같은 산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비스 중단이 곧바로 매출과 안전 문제로 이어지는 업종일수록 통제 장치의 비중이 커진다는 뜻이다.
마하르시 판디아(Maharshi Pandya) ISG 수석 애널리스트 겸 보고서 대표 저자는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유지보수, 품질 보증은 통합된 수명 주기로 작동해야 한다”며 “기업들은 운영 인사이트를 활용해 애플리케이션 개선을 설계하고 복잡한 IT 자산 환경(estates) 전반의 리스크 관리를 지원하는 제공업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유지보수, 품질 보증의 수렴, 그리고 AI 기반 서비스의 측정 가능한 성과에 대한 관심 증가를 포함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다른 ADM 트렌드도 다룬다.
38개 제공업체 평가… 10개사가 3개 부문 전관 리더
이번 보고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아웃소싱(Application Development Outsourcing), 애플리케이션 매니지드 서비스(Application Managed Services), 애플리케이션 품질 보증(Application Quality Assurance)의 3개 부문(쿼드런트)에서 38개 제공업체를 평가했다.
3개 부문 모두에서 ‘리더’로 선정된 기업은 다음과 같다.
| 구분 | 기업 |
|---|---|
| 3개 부문 리더 | 액센츄어(Accenture), 캡제미니(Capgemini), 코그니전트(Cognizant), DXC 테크놀로지(DXC Technology), HCL테크(HCLTech), IBM, 인포시스(Infosys), 타타컨설팅서비시스(TCS), 테크 마힌드라(Tech Mahindra), 위프로(Wipro) |
| 2개 부문 리더 | LTM |
| 1개 부문 리더 | 히타치 디지털 서비스(Hitachi Digital Services), 플래닛(Planit) |
라이징 스타와 고객 경험 부문
NTT 데이터(NTT DATA)는 2개 부문에서 라이징 스타(Rising Star)로 선정됐다. 라이징 스타는 ISG의 정의에 따라 ‘유망한 포트폴리오’와 ‘높은 미래 잠재력’을 갖춘 기업을 의미한다. LTM은 1개 부문에서 라이징 스타로 선정됐다. 캡제미니와 플래닛에서는 맞춤형 보고서를 제공한다.
고객 경험 분야에서는 알티메트릭(Altimetrik)이 AI 기반 ADM 서비스 제공업체 중 2026년 글로벌 ISG CX 스타 퍼포머(ISG CX Star Performer)로 선정됐다. 알티메트릭은 기술 및 비즈니스 서비스 업계 최고의 품질 인증인 ISG 스타 오브 엑설런스(ISG Star of Excellence™) 프로그램의 일부인 ISG 고객의 소리(Voice of the Customer) 조사에서 최고 고객 만족도 점수를 획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026 ISG 프로바이더 렌즈 AI 기반 ADM 서비스 보고서는 구독자에게 제공되며, 해당 웹페이지에서 일회성 구매도 가능하다. 아시아태평양 기업들이 직면한 ADM 과제와 이에 대한 ISG의 조언에 대한 자세한 인사이트는 ISG 프로바이더 렌즈 포컬 포인트(ISG Provider Lens Focal Points) 브리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장 배경: 확대되는 ADM 지출과 아태 계약 규모
이번 보고서가 짚은 흐름은 시장 지표와도 맞물린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스츠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ADM 시장 규모는 2024년 4689억 달러였으며, 2030년 70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7.1% 수준이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고쳐 쓰는 일 자체가 여전히 IT 지출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술 서비스 계약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ISG가 앞서 발표한 ISG 지수(ISG Index™)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아시아태평양 전체 시장의 연간 계약금액(ACV)은 클라우드 기반 XaaS와 관리형 서비스를 합쳐 전년 동기 대비 50.5% 증가한 76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아시아태평양 전체 시장 ACV가 29% 증가한 14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XaaS 부문이 32% 늘어난 125억 달러로 전체의 87%를 차지했고, 관리형 서비스는 10% 증가한 18억 달러였다. AI 수요가 클라우드 소비를 밀어 올리는 구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 위에서 돌아갈 애플리케이션을 현대화하는 ADM 수요 역시 함께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숫자로 드러난 수요 확대는 제공업체 선택 기준의 변화로 이어진다. 계약 규모가 커질수록 발주 기업은 개발 속도뿐 아니라 이후 운영과 품질까지 한 묶음으로 책임질 수 있는 파트너를 원한다. ISG가 이번 평가에서 개발 아웃소싱과 매니지드 서비스, 품질 보증을 나란히 놓고 3개 부문 전관 리더를 별도로 표시한 것도 시장이 이런 통합 역량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국내 업계에도 겹치는 변화
이번 보고서가 짚은 흐름은 국내 시스템 통합(SI) 업계의 변화와도 겹친다. AI 코딩 어시스턴트가 UI 개발과 기본 코딩, 범용 기능 구현, 테스팅처럼 비교적 정형화된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기 시작하면서, 경쟁력의 기준이 투입 인력 규모를 뜻하는 맨먼스에서 자동화 도구를 얼마나 잘 활용해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내는지로 옮겨가고 있다는 진단이 업계에서 나온다.
동시에 관리와 통제의 중요성도 부각된다. AI가 코드를 빠르게 써낼수록 누가 어떤 맥락에서 그 코드를 작성하게 했는지, 어디가 수정됐고 어떤 위험이 새로 들어왔는지를 조직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AI 코딩 도구가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규정 준수 인프라의 성격을 갖게 된다는 전망과도 통한다. 보안과 추적 가능성, 품질에 대한 감독을 유지하면서 AI를 수명 주기에 내장하고 있다는 ISG의 관찰이, 특정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 소개
ISG(나스닥 III)는 글로벌 AI 중심 기술 리서치 및 자문 기업이다. 세계 100대 기업 중 75개사를 포함해 900개 이상의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파트너인 ISG는 기술 및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의 오랜 선도 기업으로, 현재 AI를 활용해 조직이 운영 우수성과 더 빠른 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최전선에 서 있다.
2006년 설립된 이 회사는 독자적인 시장 데이터와 리서치, 제공업체 생태계에 대한 깊은 지식과 거버넌스, 그리고 고객이 기술 투자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함께 일하는 전 세계 1500명 전문가의 전문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ISG는 스스로를 AI 중심 자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AI 관련 매출은 64% 늘어난 26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조정 EBITDA 마진은 14.3%로 확대됐다. 반복 매출도 3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에 올랐다. 기업의 기술 지출과 벤더 생태계, AI 거버넌스를 관리해주는 영역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