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2026. 04. 07.

이란 전쟁으로 깨어난 석탄… 대만은 발전 재개, 중국은 화학 원료 전환

by 한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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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07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아시아 각국이 석탄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만은 액화천연가스(LNG)의 빈자리를 석탄 발전으로 메우고, 중국은 석유 대신 석탄으로 화학 원료를 만드는 방향으로 수익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공장 지키려 석탄 카드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대만 정부 소유 전력 공급업체인 대만전력공사가 다음 달부터 마이랴오(Mailiao) 발전소의 석탄 발전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경제부는 1호기와 3호기 재가동을 확인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업들을 보유한 대만은 전력 생산의 약 절반을 LNG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LNG 수입량의 약 3분의 1을 카타르에서 조달했으나,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카타르 최대 LNG 수출 터미널 가동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공급망이 흔들렸다.

대만은 5월까지의 LNG 물량을 확보했고 6월 수요의 절반 정도는 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추가 조달 비용은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부는 이번 조치가 LNG 공급 리스크에 대응하는 동시에 높은 가스 가격이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석탄을 태우는 대신 화학 원료로

중국은 석탄의 쓰임새를 바꾸는 전략을 선택했다. 중국 최대 상장 석탄 기업 중국선화에너지는 올해 석탄 생산량을 오히려 0.6% 줄이면서, 남은 석탄을 태우는 대신 화학 원료인 올레핀(olefins·플라스틱·섬유·용제의 기초 원료)으로 전환하는 설비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내년까지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의 2배인 140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나프타와 액화석유가스(LPG) 원료 시장이 타이트해지면서 자국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의 경쟁력이 급등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화학품 생산에서 석탄의 석유 대비 마진 우위가 2015년 이후 최대라고 분석했다.

장창옌 선화 최고경영자(CEO)는 "유가 상승은 석유화학 공급 가용성을 약화시키는 반면, 석탄~올레핀의 수요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선화는 모회사로부터 석탄~화학 사업을 포함한 190억 달러(약 28조 6,500억 원) 규모의 자산도 인수하기로 했다.

중국 최대 석탄~올레핀 업체 닝샤바오펑에너지는 연간 생산 능력을 500만 톤으로 늘린 후 지난해 순이익이 79% 급증했다. 최대 정유사 시노펙도 오랫동안 중단했던 석탄~올레핀 프로젝트를 3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재개했다.

위기의 수혜자 된 석탄…한국엔 이중 압박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해 일본, 방글라데시가 이미 석탄 의존도를 높였으며, 유럽에서도 폴란드 등이 석탄 가스 사용 확대를 검토 중이다. 독일은 가동이 중단된 석탄 발전소 재가동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 이중 압박에 놓였다. LNG 수입 의존도가 높아 전기요금 상승 압박을 받는 동시에, 나프타 기반 석유화학 업체들은 원료 수급 차질과 중국발 석탄~올레핀 공세를 함께 감당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아시아 각국의 에너지 전략 변화 폭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