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윤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28일
울산에 640억 변압기 공장 들어선다…인흥산업, 글로벌 전력 수요 대응
울산시와 ㈜인흥산업이 640억 원 규모의 변압기 완제품 생산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급증하는 세계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이번 투자는 울산 제조업 생태계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울산시는 4월 28일 오전 11시 시청 본관 7층 시장실에서 김두겸 울산시장과 이선재 ㈜인흥산업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MOU를 체결했다. 신설 공장은 케이시시(KCC)울산일반산업단지 내에 들어설 예정이다.
인흥산업의 도약 — 외함 제조에서 완제품으로
2010년 경북 경주에 설립된 ㈜인흥산업은 변압기 외함(외부 케이스) 제조 전문 기업으로 출발했다. 에이치디(HD)현대일렉트릭의 핵심 협력사로서 탄탄한 기술력을 인정받아온 이 회사는, 이번 공장 신설 투자를 발판 삼아 중소형 변압기 완제품 제조업체로 거듭날 계획이다.
완제품 생산으로의 전환은 단순 부품 공급에서 벗어나 부가가치 사슬의 상위 단계로 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변압기 외함 제조에서 완성된 변압기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하게 됨으로써 기업의 수익성과 경쟁력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왜 지금 변압기인가 — 글로벌 전력 슈퍼사이클
이번 투자의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전력 인프라 수요 폭증이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 전기차 보급, 에너지 전환 가속화 등으로 인해 글로벌 전력 수요는 연평균 3.4%씩 증가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6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변압기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696억 6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2031년까지 연평균 7.24% 성장해 988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러한 '전력 슈퍼사이클' 흐름은 한국 변압기 제조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초고압 변압기·케이블 수출액은 올해 1분기 기준 7억 2,156만 달러(약 1조 639억 원)를 기록하며 분기 수출액으로는 사상 처음 1조 원을 돌파했다. 대미(對美) 변압기 수출 비중도 2022년 28%에서 2024년 43%, 올해 10월 기준 60%를 넘기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핵심 협력사인 인흥산업이 이 같은 시장 확장 시기에 완제품 생산공장 투자에 나선 것은, 외함 납품 이상의 독자적 시장 개척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 경제 활성화도 약속
㈜인흥산업은 이번 협약을 통해 지역 경제 기여 방안도 함께 명시했다. 투자 사업 추진 시 울산 시민을 최우선 고용하고, 공사 및 물품 구매 시 지역 업체를 우선 활용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울산시 역시 이번 투자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인·허가 등 행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울산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인흥산업에 감사드린다"라며 "앞으로도 기업들이 울산에서 성공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KCC울산일반산업단지 — 제조 거점으로서의 입지
신설 공장이 들어설 KCC울산일반산업단지는 울산의 핵심 제조 거점 중 하나다. 울산은 현대자동차,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국내 굴지의 제조·에너지 기업들이 밀집한 산업 도시로, 우수한 인프라와 숙련된 제조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입지적 강점은 변압기 완제품 생산공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64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완료되면, 울산은 기존의 석유화학·자동차 중심 산업 구조에 더해 전력 인프라 제조 거점으로서의 면모도 갖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