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우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28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K2PL 전차 현지 생산·정비 협력 계약식에서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과 모니카 크루첵 부마르 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K2PL 현지 생산 계약 공식 체결
현대로템이 지난 27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산하 방산 업체인 부마르 와벤디(BUMAR-ŁABĘDY)와 폴란드형 K2 전차인 K2PL 및 구난전차에 대한 현지 생산·정비 협력 계약식을 체결했습니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과 모니카 크루첵 부마르 사장 등 양사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참석한 이번 계약식은, 지난해 8월 체결된 폴란드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의 핵심인 K2PL 및 구난전차의 현지 생산·정비 사업 세부 사항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개척전차·교량전차 등 나머지 계열 전차에 대한 현지 생산은 추후 별도로 논의될 예정입니다.
K2PL 전차란? 폴란드 소요에 맞춘 맞춤형 전차
K2PL은 대한민국 육군의 K2 흑표 전차를 기반으로 폴란드 현지 소요와 전술 환경에 맞게 개조·개발된 맞춤형 전차입니다. 기본 플랫폼의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되, 폴란드군의 작전 요구에 부합하는 장비 구성과 현지화 부품이 적용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폴란드는 2022년 한국과 역사적인 방산 계약을 체결하며 K2 전차 1000대 이상을 도입하는 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초기 인도분은 창원 공장에서 생산한 한국 표준형(K2GF) 116대를 우선 공급하고, 이후 K2PL 계열로 현지 조립·생산 체계를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2026~2027년까지는 창원 공장 물량이 우선 인도되며, 2029년부터 폴란드 현지 조립이 본격화됩니다.
'폴리쉬 솔루션' 전략으로 현지 방산 생태계 강화
이번 계약의 핵심은 K2PL 전차의 현지 조립 생산과 더불어, 맞춤형 현지화 전략인 폴리쉬 솔루션(Polish Solution)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전차에 탑재되는 일부 핵심 장비를 폴란드산으로 교체해, 폴란드 방산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승무원이 전차 내부에서도 전후방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전후방 카메라와, 전차의 위치·자세 정보를 정밀하게 측정해 정확한 이동과 사격을 가능하게 하는 관성항법장치가 폴란드산 부품으로 탑재될 예정입니다. 이는 단순한 부품 공급에 그치지 않고, 폴란드 현지 방산 업체들의 실질적인 기술 역량 축적과 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부마르 인력 파견 실습으로 정비 기술 조기 내재화
이번 계약에는 현지 생산 개시에 앞서 정비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방안도 포함되었습니다. 현대로템이 폴란드 현지에서 수행하는 K2 전차 정비 사업에 부마르 인력이 파견 실습 형태로 함께 참여하는 내용입니다.
현지 생산 착수 전부터 정비 기술과 사업 역량을 조기에 내재화함으로써, 본격 생산 이후 품질 안정화와 군수지원 효율화를 도모하겠다는 현대로템의 의지가 반영된 조항입니다. 실제 운용·정비 환경에서 현지 인력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폴란드를 유럽 K2 전차 생산 허브로 육성
현대로템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부마르를 비롯한 폴란드 현지 방산 업체들과의 중장기적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할 방침입니다. 현지 생산 체계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한편, 2차 이행계약을 차질 없이 이행해 폴란드가 유럽 내 K2 전차 생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앞서 현대로템은 폴란드 K2 전차 1차 이행계약분을 수개월씩 조기 출고하거나 적기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 신뢰도와 실행 역량을 입증했습니다. 복수의 협력사와 함께 폴란드 현지 11개 업체와 조립·MRO(유지보수·수리·정비) 기술 역량 구축을 구체화하며, 단순 수출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현지 생산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국내 방산 협력사와 동반 성장 추진
현대로템은 지난달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협력 추진 전략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상생성과공유제 도입 및 동반성장펀드 확대를 중심으로 한 금융 지원안과 함께, 2년간 2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연구개발(R&D) 투자 지원, 상생협력 전담 조직 신설 등 국내 방산 생태계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계획을 구체화했습니다.
향후 폴란드가 K2 전차 생산 허브로 자리 잡을 경우, 현대로템과 협력사들이 해외 방산 수출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해 성과를 공유하고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국내 방산 생태계 전반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장기적 기회가 될 것입니다.
K2 전차, 글로벌 시장으로 수요 확산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폴란드 외에도 이라크·루마니아·페루 등과 수출 협상이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이라크는 250대 규모(약 9조원)의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K2 전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2차 이행계약 규모만 65억달러(약 9조원)에 달하는 현대로템의 폴란드 수주 프로젝트는 잔여 640여 대에 대한 3~6차 계약이 아직 남아있어, 장기적인 수주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합니다. 2025년에는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현대로템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으며, 폴란드 K2 전차 수출 선수금 유입으로 순현금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재무 건전성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기업 소개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방산·철도 전문 기업으로, K2 전차를 비롯한 각종 지상 전투 장비와 철도 차량을 개발·생산합니다. 최근 글로벌 방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출 역량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으며, 폴란드·이라크·루마니아 등 복수의 국가와 수출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