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비즈니스2026. 05. 07.

현대로템, 美 안두릴과 손잡고 AI 기반 유무인복합 지휘통제체계 개발 본격화

by 임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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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호 | 기자 작성일 2026년 5월 7일

현대로템 안두릴 MOU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CEO가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무기체계 고도화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로템이 미국 방산 기술 기업 안두릴(Anduril)과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복합(MUM-T) 지휘통제체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미래 전장의 패러다임을 좌우할 핵심 기술 영역에서 한국 대표 방산기업과 미국 차세대 방산 스타트업이 본격적인 협력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양사 CEO 직접 참석 속 MOU 체결

현대로템은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안두릴과 무기체계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과 브라이언 쉼프(Brian Schimpf)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핵심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번 협약은 양사가 MUM-T 통합 지휘통제체계를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마련됐다. MUM-T는 인간 지휘관과 AI가 한 팀이 되어 임무를 수행하는 작전 개념으로, 미래 전장의 핵심 운용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투차량과 무인 로봇, 드론 등 다양한 무기체계가 전장에서 동시에 운용될 수 있도록 인간과 AI를 연결하는 지휘통제 시스템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안두릴 ‘래티스’가 한국형 무기체계의 두뇌로

현대로템은 다목적 무인차량(HR-셰르파)과 다족보행로봇 등 자사가 보유한 무인 플랫폼에 안두릴의 AI 운영체계(OS)인 ‘래티스(Lattice)’를 적용해 지휘통제 능력을 한층 고도화할 계획이다.

래티스는 안두릴의 핵심 기술로, AI가 무기체계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표적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전장 상황을 자체적으로 판단하도록 돕는 운영체계다. 안두릴은 미 육군의 실전 무기체계에 래티스를 통합하는 계약을 잇따라 체결해 왔으며, 글로벌 국방 프로젝트에서도 검증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안두릴은 2026년 들어 미 육군과 최대 200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지휘통제망 구축 계약을 체결할 만큼 기술 신뢰도가 높은 기업이다. 래티스는 컴퓨터 비전과 머신러닝, 메시 네트워킹 기술을 결합해 다양한 센서·드론·무기체계로부터 실시간 데이터를 융합하고, 단일한 자율 작전 화면을 만들어내는 디지털 전장 계층으로 설계돼 있다.

전장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무인 플랫폼

현대로템은 자사 주요 지상무기체계 플랫폼 전반에 래티스를 접목할 방침이다. 래티스가 ‘AI의 두뇌’ 역할을 맡아 유인 전투차량과 무인 로봇, 드론 사이의 군집제어와 자율 임무 수행을 지원하는 구조다. 군집제어는 전장에서 다양한 무기체계가 하나의 집단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을 가리킨다.

핵심 적용 대상인 HR-셰르파는 현대로템이 2020년 방위사업청 다목적 무인차량 신속시범획득사업을 단독 수주한 뒤 1세대부터 4세대에 이르기까지 6년 넘게 성능 개선을 거듭해 온 다목적 무인차량이다. 탑재 장비에 따라 감시·정찰·전투·부상병 및 물자 이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다족보행로봇까지 더해지면 거친 지형과 도심·고지대 등 다양한 환경에서 한국형 무인전투체계의 운용 폭이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대(對)드론 관제·실시간 위협 식별로 협력 확대

현대로템은 안두릴의 드론 운용 체계를 활용한 이동형 대(對)드론 관제 시스템 구축도 함께 추진한다. 안두릴 드론이 공중에서 적 드론을 감지하면, 차륜형장갑차 같은 기동무기체계가 작전 상황을 분석해 지휘관의 임무 결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안두릴은 정찰용 드론 ‘고스트(Ghost)’, 요격 드론 ‘로드러너(Roadrunner)’, 직충돌 드론 ‘앤빌(Anvil)’ 등 다양한 무인기 라인업을 운용하고 있어, 향후 한국형 대드론 작전 역량 강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향후 실시간 위협 식별과 방공 솔루션 등으로 기술 협력 분야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 소개 — 현대로템과 안두릴

현대로템은 K2 전차, 차륜형장갑차, 무인차량 HR-셰르파 등 지상 무기체계와 철도차량·플랜트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중공업 기업이다. 최근에는 폴란드형 K2 전차 현지 생산 계약, 우즈베키스탄 고속철 영업운행 개시 등 해외 사업을 잇달아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방산·모빌리티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안두릴은 201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방산 스타트업으로, 자율 무기체계와 AI 기반 전장 운용 소프트웨어를 핵심 사업으로 한다. 단기간에 미 국방부의 핵심 기술 파트너로 부상하며 차세대 방산 기업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의 상호운용성 높일 것”

현대로템은 “안두릴과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미래 전장의 핵심인 AI 지휘통제 역량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래 방산 시장은 전통적 제조에서 기술·소프트웨어 체계가 통합된 형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안두릴과의 MOU가 무기체계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 간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방산업계는 이번 협약이 한국 지상무기체계의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의미 있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