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비즈니스2026. 09. 04.

현대차그룹, 오만 ‘비전 2040’·탄소중립 가속화 위해 친환경 모빌리티 MOU… 첫 수소 시내버스 도입

by 김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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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윤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04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만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발전 전략 ‘비전 2040’ 실현과 탄소중립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오만 정부와 손을 잡았다. 오만 최초의 수소 시내버스 도입과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이 이번 협력의 출발점이다.

살라라에서 3자 MOU 체결

현대차그룹은 3일(현지시간) 오만 살라라(Salalah)에 위치한 술탄 카부스 문화복합단지(Cultural Complex)에서 오만 교통통신정보기술부(MTCIT), 오만 에너지유통사 옴코(OOMCO)와 친환경 모빌리티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오만 교통통신정보기술부(MTCIT) 교통부문 차관 카미스 알 샤마키(H.E. Khamis Al Shamakhi), 옴코(OOMCO) CEO 타릭 알 주나이디(Tarik Al Jnaidi), 현대차그룹 미래전략본부장 정호근 부사장 등이 자리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만 교통부 및 현지 기업과 맺은 이번 MOU를 바탕으로 오만의 주요 공공기관과 함께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은 대중교통과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먼저 적용된 뒤, 향후 오만 모빌리티 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의 두 축: 수소 시내버스와 초고속 충전기

이번 협력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오만에서 처음으로 운행되는 수소 시내버스의 도입이고, 다른 하나는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구축이다.

무스카트 ‘그린 루트’에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 투입

오만 국영운수사 무와살랏(Mwasalat)은 수도 무스카트의 대중교통 노선에 친환경차 전용 노선인 ‘그린 루트(Green Route)’를 지정하고, 현대자동차의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해 승객 운송 시범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할반 주유소에 현대케피코 240kW 충전기 설치

오만 국영에너지 그룹 OQ의 에너지 유통부문 계열사인 옴코(OOMCO)는 친환경 충전인프라 자회사 이보(EVO)를 통해 할반(Halban) 지역의 옴코 운영 주유소에서 현대케피코의 240kW급 초고속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한다. 현장에서 6개월간 충전 성능과 이용 수요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충전 인프라 확대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만 대중교통 분야에서 출발한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을 일반 상용차와 승용차 시장으로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호근 현대차그룹 미래전략본부장(부사장)은 “오만 교통통신정보기술부(MTCIT)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은 스마트시티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오만의 담대한 비전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배경: 오만의 ‘비전 2040’과 탈석유 에너지 전환

오만 ‘비전 2040’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다각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겠다는 오만 정부의 장기 국가 발전 전략이다. 오만은 2050년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국가 목표로 내걸고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오만 정부는 풍부한 일조량을 바탕으로 태양광 발전을 중심에 두고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최대 3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2040년까지 전체 전력의 60~7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대중교통과 공공서비스 분야의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 역시 이러한 국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버스와 충전 인프라는 오만이 교통 부문 탈탄소를 실제 현장에서 검증하는 첫 사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 중동·유럽·일본으로 확산

현대자동차의 일렉시티는 전기버스와 수소전기버스로 함께 개발된 저상버스 모델이다. 수소전기버스인 일렉시티 FCEV는 2024년 9월 말 기준 누적 판매 1,032대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2020년 사우디아라비아, 2022년 오스트리아에 수출됐고, 2024년 7월 현지 주행 테스트를 통과한 뒤 일본에도 수출됐다. 유럽 시장에는 베어 섀시를 공급하는 방식으로도 진출해 있다.

오만 무스카트 ‘그린 루트’ 시범 운행은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가 중동 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새로운 국가에 진입하는 사례로, 고온·건조한 기후 환경에서의 수소 대중교통 운영 데이터를 확보하는 의미도 있다.

현대케피코, 초고속 충전기로 해외 인프라 시장 공략

현대케피코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충전기 개발과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2023년 12월 독자 개발한 360kW급 초고속 전기차 충전기를 출시했으며, 240kW 파워 뱅크를 기본으로 240kW와 360kW 충전기를 운영하고 향후 400kW까지 용량을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차세대 초고속 충전 솔루션을 사내에 구축해 실증 운영에 나섰고, 충전 인프라 핵심 부품의 국산화도 추진 중이다.

오만 할반 주유소에 설치되는 240kW급 충전기는 6개월 동안 실제 이용 환경에서 성능과 수요를 검증받게 되며, 그 결과에 따라 오만 내 충전 인프라 확대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

사우디·UAE에 이어 오만까지, 현대차그룹의 중동 수소 전략

현대차그룹은 중동 지역에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잇달아 추진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한국자동차연구원,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 사우디 국영 운수사 SAPTCO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네옴(NEOM) 중심 업무지구와 해발 2,080미터의 트로제나 베이스캠프를 잇는 구간에서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FCEV) 주행 실증을 진행한 바 있다. 사우디 현지 생산법인(HMMME) 가동도 올해 본격화한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수소, 그린 알루미늄, 친환경 모빌리티,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부문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오만 MOU는 이러한 중동 수소·친환경 모빌리티 협력망을 걸프 지역 전반으로 넓히는 행보로 풀이된다.

기업 소개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케피코 등을 계열사로 둔 국내 최대 완성차 그룹이다. 수소 사업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수소전기차, 수소전기버스,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등 수소 모빌리티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스마트시티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글로벌 정부·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