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준 | 기자 작성일 2026년 07월 09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충청북도 청주시에 구축한 자원순환형 청정 수소 생산시설 ‘HTWO ENERGY 청주’ 전경
현대자동차그룹이 충청북도 청주시에 자원순환형 청정 수소 생산(Waste-to-Hydrogen, 이하 W2H) 시설을 세우고 국내 친환경 수소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지역에서 발생한 폐자원을 청정에너지인 수소로 되살려 다시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이른바 순환경제형 에너지 모델을 실제 사업장 형태로 구현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현대차그룹은 7월 9일 목요일 충북 청주 현장에서 ‘HTWO ENERGY 청주’ 준공식을 열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 서강현 사장을 비롯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이호현 차관, 충청북도 신용한 도지사, 청주시 이장섭 시장, 이광희 국회의원, 고등기술연구원 김진균 원장 등 정부·지자체·산업계 주요 인사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지산지소’ 기반 순환경제 모델의 첫 실증
서강현 사장은 준공식에서 “‘HTWO ENERGY 청주’는 지역의 폐자원을 청정에너지인 수소로 전환해 다시 지역 안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기반의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한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청주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내륙형 수소사업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적극 기여하고, 이를 계기로 지역자립형 수소생산 모델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산지소’는 특정 지역에서 생산한 자원을 그 지역 안에서 소비한다는 개념입니다. 수소를 다른 지역에서 실어 와 저장·유통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청주에서 나온 폐기물을 청주에서 수소로 만들어 청주에서 쓰는 구조인 만큼 운송 비용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룹이 직접 운영하는 첫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시설
‘HTWO ENERGY 청주’는 현대차그룹이 직접 운영하는 첫 번째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충전 복합사업장입니다. 청주 지역에서 발생한 하수 슬러지 폐기물로부터 추출한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시설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첫 W2H 거점으로 청주를 선택한 데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청주는 지리적으로 수소 물류·유통의 핵심 허브로 기능할 수 있는 입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청주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수소도시 조성 사업’ 대상으로 최종 선정돼 △수소 인프라의 체계적 관리 △수소 모빌리티 확산 △친환경 교통체계로의 전환 △청정에너지 생산 확대를 종합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이런 정책적 기반이 이미 마련돼 있다는 점이 첫 거점 결정에 크게 작용했습니다.
수소 생산 전 과정을 아우르는 첨단 설비
‘HTWO ENERGY 청주’는 약 7500㎡ 규모의 공공하수처리장 부지 위에 건설됐습니다. 시설은 수소 생산부터 충전까지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설비로 구성됐습니다.
고질화 설비는 바이오가스 안에 들어 있는 황화수소와 수분 등을 제거해 고품질 바이오 메탄가스로 정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정제된 바이오메탄에 수증기를 반응시켜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추출설비가 뒤를 잇습니다.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그냥 배출하지 않고 액화탄산 제조설비를 통해 회수·정제해 액화탄산으로 만듭니다. 액화탄산은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압축해 액체로 만든 것으로, 액화하면 부피가 크게 줄어 저장과 운송이 한결 쉬워집니다.
이 밖에도 생산된 수소를 필요한 압력까지 끌어올리는 고압·저압 압축기, 압축된 수소를 안정적으로 담아 충전에 대비하는 고압·저압 저장용기, 저장된 고압 수소를 차량에 채우는 수소 충전소 등이 함께 갖춰졌습니다. 여기에 방문 고객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현대차그룹의 수소사업 브랜드 ‘HTWO’와 자원순환형 수소 생태계를 소개하는 하이드로젠 아카데미(Hydrogen Academy) 공간도 마련됐습니다.
하루 500kg 생산… 2030년 2톤 규모로 확대
‘HTWO ENERGY 청주’는 하루에 약 500kg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소전기승용차 넥쏘 기준으로 약 100대, 수소전기버스 기준으로 약 3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생산 규모를 단계적으로 키울 계획입니다. 국토교통부의 수소도시 조성 사업, 그리고 지난해 충청북도·청주시 등과 맺은 다자간 업무협약, 청주시의 유기성 폐기물 통합처리 바이오가스화 시설 구축 계획 등과 연계해 오는 2030년까지 하루 평균 수소 생산량을 2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현재 500kg에서 4배가량 늘어나는 셈입니다.
나아가 현대차그룹은 ‘HTWO ENERGY 청주’에서 생산되는 수소 전량을 충청북도와 청주 지역에 공급함으로써 지역의 친환경에너지 체제 전환과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한다는 방침입니다. 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타 지역에서 생산된 수소를 운반·저장하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경제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청주와 인근 지역의 수소 자원 독립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외로 넓히는 W2H 프로젝트
현대차그룹은 ‘HTWO ENERGY 청주’와 같은 에너지 자립 생태계 모델을 확산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기관·지자체와 손잡고 W2H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미 충청북도 충주와 경기도 파주에서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 수소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에너지 활용 체계를 확립하는 등 W2H 생태계 활성화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인도네시아, 홍콩 등에서 현지 시장 특성에 맞춘 수소 솔루션을 설계·적용하는 수소 생태계 조성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번 청주 시설은 이러한 국내외 프로젝트들과 맞물려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전략에서 상징적인 실증 거점 역할을 하게 됩니다.
기업 소개 — 현대차그룹의 수소 브랜드 ‘HTWO’
‘HTWO(에이치투)’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룹의 역량을 집약해 선보인 수소 사업 브랜드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입니다.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는 전 밸류체인에 걸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그룹 내 여러 계열사의 역량을 결합해 고객이 처한 환경적 특성과 수요에 맞춘 단위 솔루션을 하나의 최적화된 패키지 형태로 묶어 공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모빌리티를 대표하는 수소전기차 넥쏘는 출시 이후 국내는 물론 유럽, 미국 등 여러 시장에서 신뢰를 쌓아왔으며,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선두권을 지켜온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청주 시설은 이러한 수소 모빌리티에 실제로 연료를 공급하는 생산 거점이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그려온 ‘수소 사회’ 청사진을 한 단계 구체화한 결과물로 볼 수 있습니다.
청주 오송에서 열린 ‘2026 뉴에너지 페어 오송’ 참가
한편 현대차그룹은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청주 오송 컨벤션센터(OSCO, Cheongju Osong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리는 ‘2026 뉴에너지 페어 오송’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 자리에서 ‘HTWO ENERGY 청주’를 알리는 한편, 그룹 수소 브랜드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인 ‘HTWO’ 부스를 마련해 디 올 뉴 넥쏘 등을 전시하고 다양한 수소 기술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폐기물을 청정에너지로 되돌리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그리고 이를 지역 안에서 생산·소비하는 지산지소 모델까지, 현대차그룹의 이번 청주 시설 준공은 국내 청정 수소 생태계가 실증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