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비즈니스2026. 05. 25.

현대차그룹, 홍콩서 수소 생태계 본격화…9개 글로벌 기업과 다자간 MOU 체결

by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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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05월 25일

현대차그룹 홍콩 수소 생태계 다자간 MOU 체결식

푼콕잉 홍콩 전기기계서비스부 국장, 다이앤 웡 홍콩 환경부 차관, 정의경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 알파 라우 홍콩투자청장이 MOU 체결식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 홍콩투자청)

현대자동차그룹이 홍콩의 친환경 경제 전환과 수소 산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한국·중국·프랑스·홍콩의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생산에서 활용까지 아우르는 완결형 수소 생태계를 함께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9개 글로벌 기업, 홍콩서 다자간 MOU 체결

지난 18일 홍콩에서 열린 ‘국제 수소 개발 심포지엄 2026(International Hydrogen Development Symposium 2026)’에서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한국·중국·프랑스·홍콩 기업 9곳이 참여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이 체결됐습니다. 이번 협약은 오는 2030년까지 홍콩 내 완결형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협약에는 현대자동차와 현대건설을 비롯해 중국검험인증그룹, 춘워버스, 춘워건설, 궈푸수소에너지, 제아이엔지, 템플워터, 홍콩중화가스, 비올리아 홍콩 등이 참여했습니다. 한국·중국·프랑스·홍콩 4개국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수소 산업 협력의 청사진을 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행사로 평가됩니다.

체결식에는 푼콕잉 홍콩 전기기계서비스부 국장, 다이앤 웡 홍콩 환경부 차관, 정의경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 알파 라우 홍콩투자청장 등 양국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해 협력 강화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폐기물 기반 수소 생산부터 수소버스까지 실증

참여 기업들은 우선 매립지 가스를 활용한 폐기물 기반 수소 생산 기술 개발과 액화수소 충전 인프라 실증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관광버스와 공항 셔틀버스 등 도시 환경에 맞춘 수소연료전지 상용차 도입도 함께 검토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모델(W2H, Waste-to-Hydrogen)’입니다. W2H는 음식물 쓰레기·하수슬러지·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정제해 바이오가스로 만든 뒤, 이를 수소로 변환하는 방식입니다. 지역 내 수소 생산 거점을 확보할 수 있어 수소의 운반과 저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고, 동시에 수소 자원의 독립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협약은 생산·저장·운송·충전·활용까지 수소 산업 전 주기를 하나로 잇는 밸류체인 구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단순한 인프라 투자나 일회성 실증이 아니라, 지역 도시 단위에서 작동하는 수소 경제 모델을 실제로 구현하는 시도입니다.

홍콩 정부, 30개 이상 수소 실증 프로젝트 승인

홍콩 정부 역시 수소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홍콩은 ‘홍콩 기후행동계획 2050(Hong Kong’s Climate Action Plan 2050)’에 따라 공공 수소 충전시설 확대와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GBA) 수소회랑 조성 등을 추진 중이며, 현재까지 30개 이상의 수소 실증 프로젝트를 승인한 상태입니다.

다이앤 웡 홍콩 환경부 차관은 “한국의 기술 역량과 홍콩의 도시 환경이 결합되면 친환경·저탄소 기술의 국제 실증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 도시들이 참고할 수 있는 수소 활용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알파 라우 홍콩투자청 청장은 “이번 협약은 홍콩 수소 생태계가 실질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라며 “홍콩은 글로벌 친환경 성장 전략을 가진 기업들의 사업 기반이 되는 도시”라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아태 수소 시장 확장 본격화

신승규 현대차그룹 에너지·수소정책담당 부사장은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홍콩의 수소 정책과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홍콩을 시작으로 아시아태평양 수소 시장 전반으로 협력과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홍콩 프로젝트 외에도 글로벌 수소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청주와 파주에서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생산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W2H 기반 수소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중화권 시장에서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 ‘HTWO 광저우(HTWO Guangzhou)’를 통해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번 홍콩 협약은 현대차그룹이 단일 도시 단위에서 생산·충전·모빌리티를 묶어 실증할 수 있는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전 해외 사업과 결을 달리합니다. 향후 홍콩 모델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면 동남아·중화권 다른 도시로 확장되는 표준 사업 모델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수소 밸류체인 협력의 새로운 무대

이번 협약은 자동차 제조사가 단독으로 수소 모빌리티를 보급하는 단계를 넘어, 인프라·금융·환경 서비스 기업과 함께 도시 단위 수소 경제를 설계한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홍콩 현지 환경에 맞춘 W2H 시설 설계와 구축을 맡고, 현대자동차는 수소의 생산·활용과 충전 인프라 구축, 수소 모빌리티 보급 등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홍콩이라는 도시 단위에서 친환경 에너지원의 생산부터 사용까지 한 사이클을 완성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수소 산업의 다음 단계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